[인터뷰] 홍석준 "국민 '삶의 질' 해결할 큰 울림 주는 규제 개혁할 것"
입력 2022.08.18 09:20
수정 2022.08.18 12:50
홍석준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장 인터뷰
"규제개혁은 인권, 삶의 질과 연결된 문제"
"정부 의지 강한 현재 당 차원서 적극 조력"
"규제개혁은 인권 문제이자, 국민 삶의 질과 직접 연관된 사안이다. 단순히 경제·산업적 차원에 국한해 접근하면 진짜 규제개혁이 이뤄질 수 없다"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장을 맡은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구갑)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규제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국내에 규제가 많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오죽하면 지난 2020년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한국 금융시장은 매력적인 투자처지만 금융 규제 체계의 불확실성이 커 다른 신흥국과 비교했을 때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한 국내 모든 정부는 과도한 규제를 혁파하기 위한 의지를 피력해왔다. 하지만 이는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문재인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장관회의, 이명박 정부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노무현 정부의 규제개혁추진단 역시 규제개혁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실패의 쓴 맛만 봤다.
이번 정부에서 '규제개혁' 타이틀을 달게 된 홍 의원은 과거 정권에서 혁신에 실패한 이유로 임기 말에 다다라 약화된 각 대통령들의 의지를 꼽았다. 이에 홍 의원은 "이번 정권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가장 강력한 지금 정부 내 '규제개혁전담기구'와 보조를 맞출 '규제개혁추진단'을 통해 속도감 있는 규제개혁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제개혁에서 제일 중요한 건 국민"
"경제 영향, 실현 가능성 잘 따져야"
"금융부터 시작해 규제개혁 나설 것"
당 차원에서의 주도적인 규제개혁을 외치며 추진단이 발족한 건 홍석준 의원의 추진력 때문이다. 홍 의원은 실제로 윤 정부가 지향하는 시장주도 경제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점을 '규제개혁'으로 보고,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에게 추진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홍 의원은 "규제 개혁은 인권 문제이자 국민 삶과 관련된 문제다. 단순히 경제·산업적인 측면이 아니라 규제 개혁으로 인해 국민의 삶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규제개혁추진단을 발족한 이유를 설명했다.
홍 의원이 단장을 맡은 규제개혁추진단은 여당 현역의원 6명과 학계·산업계·법조계 인원 등을 포함해 총 16명 규모로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윤 정부에서 필요한 입법적인 차원을 넘어 당이 주도적으로 개혁해야 할 규제들을 발굴·논의할 방침이다.
이 같은 시각으로 규제개혁을 바라본 홍 의원은 향후 규제개혁의 우선순위도 '국민'을 봐야 한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규제개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또 규제로 경제가 바뀌어 국민들의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느냐 하는 부분도 잘 따져 봐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실현이 가능한 규제개혁에 대한 우선순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규제개혁이 가장 시급한 분야로 '금융'부문을 꼽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홍 의원은 "위 3가지 기준으로 봤을 때 규제개혁의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건 금융이라고 생각한다"며 "금융은 은행, 보험, 금융투자로 나눠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분리된 게 아니라 개인과 기업의 자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자산운용 부문에서 필요한 규제를 풀어준다면 국민들이 폭넓은 자산형성의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많은 기업들의 투자처가 늘어나는 효과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개혁 추진 위한 당·정 간 협의는 필수"
"정책 이견 있을 수 있어…논의·공감 중요"
"개혁 추진 한계 넘어설 여야 위원회도 필요"
특히 홍 의원은 성공적인 규제개혁을 위해 당·정 간 긴밀한 협의와 공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대통령이 규제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 당정이 올바른 역할을 하면서 조력해야 한다"고 언급한 홍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까지 내걸었던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 분야는 국가 미래 경쟁력과 연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지금 대통령을 돕지 않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없다면 결국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에 대한 좋은 예시로 최근 수도권에 수해피해를 일으킨 집중호우 사태로 불거진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이의 반지하 견해차를 들었다. 홍 의원은 "(오 시장과 원 장관은) 생각은 같은데 시기와 절차에 있어서 생각이 다를 뿐"이라며 "같은 정부 아래서도 그런 정책적 견해가 다른 건 환영할 만한 일이고, 논의를 통해 합리적 방식을 찾으면 된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대책을 강구하고 최대한 이런 부분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이번 견해 차는 큰 울림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규제개혁을 입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선 현재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꼭 필요한 개혁이라도 거대의석을 보유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도움 없이는 국회 문턱을 넘는 것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규제개혁에 있어 여야 간 '협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규제개혁에 필요한 입법 차원에서 여야 협치 방안'과 관련해 홍 의원은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을 보고 가자는 것이다. 현 정부가 '일을 하는구나'라는 과정의 측면을 강조하면 민주당 내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과의 협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 같은 방식으로 규제개혁추진단이 빨리 정상궤도에 안착한다면 중장기적으로 국회 차원에서 야당과 함께하는 규제개혁특위원회를 발족해 양당 간 합의를 통한 규제 개혁안을 이끌어내는 것이 이상적인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불안한 당내 상황에 대해서 홍 의원은 "현역 의원 입장에서 마음이 무겁고 국민에게 죄송스러운 사안이다"라고 운을 뗐다. 하지만 "과거 YS(김영삼 전 대통령) DJ(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불거졌던 40대 기수론을 깨고 등장한 이준석 전 대표가 외연을 확장하고 개방한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는 만큼 결국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포용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어려운 상황도 어떻게 보면 우리당에서 봤을 때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최근 내홍이 결국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홍 의원은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국민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생긴 원격 의료 부분이나, 환경평가제도의 합리적인 개혁으로 국민 생활을 많이 구속하고 있는 부분을 개선하는 등 큰 울림을 줄수 있는 개혁을 하고 싶다"며 마지막까지 '국민'을 중심에 둔 규제개혁 정책발굴에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