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까지 강타한 '쇄신론'…"최소한 누군가는 책임져야"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입력 2022.08.01 13:47
수정 2022.08.01 13:47

지지율 추락…근본 체질 개선 필요성

"잘못된 정무적 판단으로부터 촉발"

尹, 이번 주 휴가 보내며 정국 구상 집중

"국민 각인 줄 수 있는 실질 쇄신돼야"

여권 안팎의 혼란이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통령실까지 향하고 있다. 각종 논란을 양산하며 취임 80여일 만에 20%대까지 추락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의 반전을 위해서 대통령실의 전면 개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복수로 도출되며 여권의 위기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29~30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조사 결과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28.9%, 부정평가는 68.5%로 나타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지지율 하락 국면동안 공약 이행 집중, 경제·민생 행보 확대 등 각종 처방책에도 "백약이 무효하다"는 비관론이 나오자 단편적인 전략보다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비서실에서 최소한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며 "여당에서는 당대표 직무대행이 그만뒀는데, 대통령실에서도 같은 급의 비서실장 정도는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 주장했다.


대통령실의 실질적인 2인자라 할 수 있는 비서실장 급의 사퇴로 일종의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이다.


하 의원은 대통령실의 실책 중 하나로 윤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꼽으며 "위기 상황에 비상 대응이 필요하고 메시지의 집중 관리, 일관된 관리가 필요한데 도어스테핑을 못 막았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 장단점이 있는데 지금 상황에는 단점이 훨씬 많다는 것을 파악을 못 했거나, 판단을 못 했거나, 직언을 못 한 것"이라 강조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내외적 환경과 민감하게 연결되기에 때로는 불가피하게 하락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지지율은 잘못된 정무적 판단으로부터 촉발된 내부 원인이 훨씬 크다고 본다"며 "인적 쇄신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조직 개편까지 가미해 완전히 새롭게 전열을 다듬어야 한다는 판단"이라 바라봤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여당의 내홍도 마냥 당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 없다. 대통령실 측의 입장을 잘 전달해 당내 혼선이 없게끔 조율하는 게 정무수석실의 역할인데, 존재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라 평가했다.


이같은 기류가 점차 강해지고 있는 만큼, 오는 5일까지 휴가를 떠난 윤 대통령이 복귀 후 어떤 방식으로든 쇄신의 칼을 꺼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명박·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들도 휴가를 다녀온 이후 참모진을 대거 교체하며 변화를 모색한 사례가 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여권 안팎의 대통령실 쇄신 요구에 대한 질문에 "주의 깊게 잘 듣고 있다"며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윤 대통령도 이번 휴가 동안 별도의 휴양지 방문 없이 자택에 머물며 향후 정국 구상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각계각층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경청하며 쇄신론을 포함한 돌파구 마련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조기에 선명한 반등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면 취임 초기부터 난맥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쇄신을 할 때 하더라도 국민들에게 확실한 각인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이고 파격적인 방식이 돼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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