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나노 ‘기술 초격차’ 실현…인텔·TSMC 따돌린다
입력 2022.06.30 11:00
수정 2022.06.30 10:58
파운드리 게임체인저 '미세공정'…글로벌 시장 선점
TSMC ‘핀펫’ 대비 우월한 GAA기술 세계 최초 구현
반도체 지원법 美의회 문턱서 막혀…인텔 투자 차질
삼성전자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경쟁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파운드리 경쟁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3나노(nm,1nm는10억분의1m) 양산에 성공하면서 기술 초격차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날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공식 발표하면서 향후 인텔과 TSMC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세공정 부문에서 가장 앞서나가면서 시장 선점에 상당한 이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번에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Channel) 4개면을 게이트(Gate)가 둘러싸는 형태인 차세대 GA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GAA 기술은 게이트의 면적이 넓어지며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이는 TSMC가 준비중인 핀펫(FinFET) 방식 대비 데이터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유럽 출장에서 네덜란드 ASML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관련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의 미세공정 초격차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경쟁사로 꼽히는 TSMC와 다크호스로 꼽혔던 인텔은 당초 계획을 이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TSMC는 3나노 양산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양품 비율인 수율이 나오지 않으면서 빨라도 연말은 돼야 본격적인 양산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무기한 연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바 있다.
이에 마크 리우(Mark Liu) TSMC 회장은 지난 9일 주주 설명회에서 3나노 양산과 관련 “올해 하반기 양산을 시작하고 N3 양산 1년 후에는 개량된 3nm(N3E) 공정 제품을 대량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도 최근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이 난항을 겪으면서 투자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반도체 지원법은 520억 달러(한화 약 63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실제 인텔은 다음달 22일로 예정됐던 오하이오주 반도체 공장 착공식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힌 상태다. 당초 인텔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오하이오주에 반도체 공장 8개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의회에서 반도체 지원법이 좀처럼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인텔이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텔은 10년간 최대 1000억 달러까지 투자를 늘릴 수 있고, 이는 보조금 규모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 핵심인 미세공정 부분에서 한 발 더 앞서나가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며 "최근 TSMC와 인텔 등이 계획 이행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선점에 있어 상당한 이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 High-Performance Computing)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한데 이어, 모바일 SoC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퀄컴과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미세공정을 활용한 칩셋 제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