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구작 소환하고, 시즌제 활용…영리하게 넓히는 OTT 예능 가능성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06.24 15:50
수정 2022.06.24 15:51

‘솔로지옥’·‘환승연애’·‘체인지 데이즈’ 등 OTT표 연애 예능 새 시즌 확정

큰 스케일의 시리즈물을 선보이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이 공감과 웃음을 바탕으로 하는 예능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새로이 시선을 끌고 있다. 각종 대작들이 개봉하며 극장가가 활력을 찾는 사이, 일부 OTT들이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익숙하면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예능 콘텐츠들이 새로운 효자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다.


웨이브는 오는 7월 2편의 연애 프로그램을 연이어 공개한다. 이성 간의 연애에서 한 차원 확장한 다양성 연애 리얼리티인 ‘메리 퀴어’와 ‘남의 연애’를 오는 7월 차례로 선보인다. ‘메리 퀴어’는 당당한 연애와 결혼을 향한 다양성(性) 커플들의 도전기를 담은 커밍아웃 로맨스이며, ‘남의 연애’는 솔직하고 과감한 남자들이 ‘남의 집’에 입주해 서로의 진솔한 마음을 확인하는 국내 최초 남자들의 연애 리얼리티다.


청춘들이 썸을 타고,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을 관찰 카메라로 리얼하게 포착하는 연애 예능이 흥하고 있는 가운데, 웨이브는 성소수자들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OTT 콘텐츠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최근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서울체크인’ 등을 선보인 티빙은 가장 적극적으로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는 OTT 중 하나다. 오는 7월 공개되는 연애 예능 ‘환승연애2’를 비롯해 연애 상담 프로그램 ‘마녀사냥 2022’와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로섬 게임’ 등 다수의 예능 콘텐츠 공개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 외에도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 ‘노키득존’ 등을 선보이고 있는 왓챠와 ‘솔로지옥2’를 예고한 넷플릭스 등 각 OTT들이 예능 콘텐츠를 활발하게 선보이면서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한때는 스케일 큰 장르물이 아닌,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는 예능은 OTT에 적합하지 않은 콘텐츠로 평가되기도 했었다. 시리즈물에 비해 제작비 규모는 작아 가성비는 좋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솔로지옥’으로 전 세계 구독자들의 관심을 받기 전까지 연이어 예능 콘텐츠의 실패를 맛보면서 이러한 인식이 굳어졌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김태호 PD의 ‘먹보와 털보’를 비롯해 가상 시뮬레이션 예능 ‘신세계로부터’ 등 남다른 스케일로 예능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은 바 있다.


그러나 썸과 사랑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법한 감정을 다룬 연애 예능들이 OTT에서 흥하면서 이것이 돌파구가 되기 시작했다. 카카오TV의 ‘체인지 데이즈’와 티빙의 ‘환승연애’ 등 한층 과감한 표현을 담은 OTT표 연애 예능들이 시청자들의 흥미와 공감을 동시에 이끌면서 연애 예능의 흥행을 주도했었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들의 감정에 깊은 몰입까지 끌어내면서 탄탄한 팬덤이 구축되기도 했다. 이 외에 카카오TV의 ‘파이트 클럽’과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하는 등 OTT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들로 예능을 향한 흥미를 유발했던 것이다.


현재 ‘솔로지옥’과 ‘환승연애’, ‘체인지 데이즈’가 모두 새 시즌을 확정했으며, 이미 ‘체인지 데이즈’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즌2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스케일은 키우되, 과몰입을 유발하는 참가자들의 감정은 섬세하게 다뤄내면서 기존 팬들과 새 시청자 모두를 충족시키고 있다.


‘환승연애’ 새 시즌 공개를 앞두고 있는 티빙은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마녀사냥 2022’ 등 과거 방송됐던 예능프로그램의 세계관을 다시금 활용하면서 이미 형성된 팬덤을 더욱 영리하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 예능 PD는 “현재 대작들이 개봉하면서 극장가가 부활하고 있다. 물론 OTT의 스케일 큰 시리즈물들도 앞으로 이어지겠지만, 가볍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함께 선보일 수 있다는 건 OTT만의 장점이기도 하다”라며 “모바일로 가볍고 또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니즈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를 충족시키면서도 예능을 통해 상당한 파급력이 만들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되는 것이다. 예능 콘텐츠 제작도 꾸준하고 활발하게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전망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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