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장기화 좌우할 단계 왔나…서방의 결정은?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입력 2022.06.16 05:14 수정 2022.06.16 05:15

우크라, 서방 중무기 지원 촉구

서방, 무기지원 비용 증가에 자국 비축량 우려

러, 동부지역 승리 후 추가 진격 집결지 사용 가능성

우크라이나가 서방에 중무기 추가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의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단계에 놓여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서방에게는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비용이 증가하며 경제와 자국의 무기 비축량에 점점 부담이 됨에 따라 현재 시점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분기점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15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서방 정보 당국과 군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적 결과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 당국자 및 군 전문가들이 앞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는 3가지 시나리오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를 중심으로 전투 중이다. 포격전을 중심으로 한 소모전에 접어들면서 양측 군 모두 엄청난 사상자를 냈다. 우크라이나는 상당한 병력 손실을 봤으며 러시아군도 3분의 1에 달하는 지상군을 잃었다.


러시아가 돈바스 80~90%를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병력은 사실상 세베로도네츠크에 포위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15일까지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며 최후통첩한 상황이다.


군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고지대에 위치한 리시찬스크를 방어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지만, 러시아가 남동쪽에서 진격해 도시의 보급선을 차단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돈바스의 운명은 향후 몇 주 누가 우위를 점할지 결정할 핵심"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군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서 계속해서 승리를 거두며 점진적 이익을 얻지만, 전선이 수개월 혹인 수년간 교착 상태로 굳어지며 악화될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경우 양측에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하고 세계 경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가장 낮지만, 러시아가 전쟁 목표 자체를 재설정하고 돈바스에서 승리 달성을 전쟁 승리로 발표한다는 예측도 있다. 다만 이는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동부 지역에서 승리한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추가 진격을 위한 집결지로 이 지역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군사적 규모의 기준으로는 러시아군이 동부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콜린 칼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도 "우크라이나 전역은 아니지만 러시아는 상당히 광범위한 지역을 장악하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한 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 진전이 확실한 결론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의 무기지원 촉구에 나섰다. 그는 "우리가 강하지 않다면 러시아는 더 전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야망을 면 제지되길 바란다면 서방의 군사 원조가 더 빨리 성사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을 포함한 일부 서방 관계자들 사이에선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무기로 인해 자국 방위에 필요한 무기 비축량이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한 고위 관계자도 "이해되는 우려"라며 수긍했다.


한편, CNN에 따르면 일부 미국과 서방 관계자들은 '값비싼 대가의 전쟁'을 이행하고자 하는 푸틴의 의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이 전쟁이 성공할 것이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적 통제를 얻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이러한 의지가 바뀌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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