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원숭이두창 확산에 입국자 발열 체크 등 감시 강화"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입력 2022.05.24 14:14 수정 2022.05.24 14:14

"해외여행 증가와 잠복기 고려…해외 유입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유럽, 미국 등 18개국서 감염 사례 171건, 의심 사례 86건 보고

잠복기 6~13~일…"발열, 오한, 발진 등 의심증상 질병청 신고"

"천연두 백신 3502만명분 보유…큰 위험 상황 아니면 사용 안해"

방역당국이 해외에서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에 대해 발열 체크 등의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별도의 고강도 검역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방역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본 후 다른 나라들과 공조해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4일 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은 사람 간 감염이 드문 것으로 평가되지만 해외여행 증가와 잠복기를 고려할 때 해외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방문하고 온 여행객을 대상으로 입국 시 발열체크와 건강상태 질문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지난 2016년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사체계를 이미 구축했다"며 "국내 발생에 대비해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의 검사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은 나이지리아, 카메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풍토병으로, 이 질병이 풍토병이 아닌 지역에서 유입 사례가 잇따르며 세계적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유럽, 미국, 이스라엘, 호주 등 18개국에서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 171건, 의심 사례 86건이 보고됐다.


원숭이두창의 잠복기는 통상 6~13일, 최장 21일이다. 방대본은 귀국 후 3주 이내 38도 이상 발열, 오한, 두통, 림프절부종, 수포성 발진 등 의심증상이 나타난 경우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로 연락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해외 여행객은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원숭이두창 발생지역을 여행할 경우 야생동물, 유증상자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 당국은 국내 유입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지나친 불안감은 가질 필요가 없다고 경계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달리 전파력이 높지 않다. 충분한 경계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불안감은 불필요하다"며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진단체계를 구축했고 대응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전날 원숭이두창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두창 백신 3502만명분을 비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단장은 "두창은 인류에 의해 사라진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실험실에서의 사고 등에 대비해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니 아주 큰 위험 상황이 아니면 두창 백신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반 인구에 대한 당장의 (백신) 사용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면서도 이 질환에 대한 별도의 고강도 검역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만약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에 의한 공중보건위기를 선언하는 경우라면 이에 대한 검역조치가 만들어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원숭이두창을 지정해서 검역을 하는 것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다른 나라들과의 공조를 맞출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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