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기업가정신-②] '역동적 혁신성장'…尹 정부와 팀플레이 기대
입력 2022.05.23 06:00
수정 2022.05.23 15:27
'혁신성장 통한 일자리 창출'…정부 '민간 주도 혁신성장' 기조와 합치
신기업가정신으로 산업 패러다임 변화 대응할 혁신 보여줘야
대한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는 ‘신(新)기업가정신협의회’가 24일 출범한다. 부친, 혹은 조부 시절의 ‘사업보국’에서 한 발 나아가 혁신성장은 물론, 이해관계자와의 상생, 친환경 경영, 사회적 문제 해결 등으로 ‘의무의 범위’ 확장에 나선 기업인들이 반기업정서의 악연을 끊고 존경받는 사회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편집자 주]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민간 부문의 혁신 성장을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 5년간 고수해 온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을 폐기하고 ‘빠른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소주성 정책의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기업들로서는 윤 정부의 새로운 정책 기조가 반가운 일이다.
다만, 이전 정부가 ‘소주성’을 앞세운 근거가 기업 성장의 낙수효과가 미미했다는 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앞으로 기업의 역할은 더 막중해졌음을 각오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말대로 ‘빠른 성장’의 수혜가 국민에게 새로운 기회로 이어지지 않고, 일부 상위 기업들에게만 머문다면 정부의 정치적 부담은 커질 것이고, 정책 방향성의 전환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4일 신기업가정신 기업선언문에는 ‘지속 혁신과 성장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이 제1 명제로 올랐다.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고, 이를 좋은 일자리 창출로 국민에게 체감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윤 정부 출범 이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내놓은 국정과제의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정부는 민간이 ‘역동적 혁신성장’을 주도하되, 정부는 시장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신뢰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한편, 규제를 풀어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국정운영원칙을 밝힌 바 있다.
또, 경제의 중심을 ‘기업’과 ‘국민’으로 전환해 민간의 창의, 역동성과 활력 속에서 성장과 복지가 공정하게 선순환하는 경제시스템을 지향하겠다고도 했다.
윤 정부 임기 5년은 ICT(정보통신기술), 모빌리티, 에너지 등 전 분야에 걸쳐 산업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하는 시기와도 일치한다. 여러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하루아침에 도태될 수 있다.
과거 맨주먹으로 굴지의 기업을 일으켜 세운 창업주들의 기업가정신을 업그레이드한 ‘신기업가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메모리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ICT, 모빌리티 산업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시스템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서도 최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도전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는 전기차 시대 개막과 함께 새로운 ‘산업의 쌀’로 부상한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면 지금의 위치를 보장할 수 없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를 넘어 UAM(도심항공모빌리티), PBV(목적기반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분야 혁신을 주도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철강을 넘어 종합 배터리 소재기업으로 성장을 꾀하는 포스코그룹, 국내에서 아직은 불모지에 가까운 항공우주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한화그룹 등도 모두 기존의 업종 내 지위에 안주하지 않고 생존을 위해 혁신성장에 나선 기업들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존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여러 신산업들이 태동하는 지금은 우리 기업들에게는 글로벌 주도권 다툼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시기”라며 “새로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 혁신성장을 이끌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국민들이 기업에 기대하는 최대 가치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