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공수 한일전’ 손흥민vs도미야스…첫 대결 어땠나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2.05.12 15:38
수정 2022.05.12 15:40

리그 4위 자리 놓고 역대급 북런던 더비 예고

손흥민 막기 위해 도미야스 카드 꺼내들 듯

1차전 당시 수비수 도미야스 '자체 MVP'

역대급 EPL ‘북런던 더비’에서 한일 공수 맞대결이 펼쳐진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각) 오전 3시45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서 킥오프하는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4위 아스널과 충돌한다.


두 팀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지역 라이벌전 자체로도 뜨거운 경기인데 ‘리그 4위’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상황이라 역대급 ‘북런던 더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최근 10경기 성적도 4승2무4패로 팽팽하다.


시즌 종료까지 3경기 남겨둔 가운데 승리가 더 절실한 쪽은 홈팀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승점62(19승5무11패)로 5위, 아스널은 승점66으로 4위다. 토트넘은 이겨도 승점1 차이 뒤진 5위다. 지면 사실상 끝이다. 손흥민이 아스널전을 앞두고 “내가 골을 넣는 것보다 팀이 4위 안에 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전한 이유다.


토트넘도 손흥민을 가장 의지하고 있다. 최근 리그 7경기에서 9골 터뜨렸고, 그 중 3경기에서는 멀티골을 기록할 만큼 기세가 무섭다. 양발 슈터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는 손흥민은 득점 부문 선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를 2골 차까지 추격한 상태다.


리그 1위 맨체스터 시티(2패), 2위 리버풀(2무)도 손흥민을 막지 못해 올 시즌 토트넘을 상대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맨시티는 개막전에서 손흥민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졌고, 후반기 맞대결에서도 2도움 올린 손흥민 활약에 밀려 2-3으로 졌다. 리버풀은 지난해 12월 손흥민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고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고, 지난 8일에는 손흥민에게 허용한 선제골을 만회하는 것에 그쳐 무승부에 머물렀다.


아스널을 상대로도 강했다. EPL에 데뷔한 2015-16시즌부터 15차례 아스날전에서 뛰었는데 4골(4도움)을 넣었다. 지난해 9월 말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팀은 1-3 졌지만 손흥민은 1골을 넣었다.


놀라운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 최종 수비라인 뒷공간을 침투하는 손흥민을 막으려면, 수비라인을 더욱 끈끈하고 빠른 선수들로 구성해야 한다는 것을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도 파악하고 있다.


이에 아르테타 감독은 일본인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24)을 손흥민 전담 수비수로 낙점할 것으로 보인다. 도미야스의 위치를 오른쪽 풀백으로 다시 이동시킬 것이라는 현지언론들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측면은 물론 중앙 수비까지 가능한 도미야스는 지난 8일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는 왼쪽에서 뛰었지만, 이번에는 손흥민을 막기 위해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도미야스는 지난해 9월 토트넘과의 시즌 첫 맞대결 직후 구단이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보여줬다. 당시 홈팀 아스날이 경기를 주도하면서 둘의 충돌은 많지 않았다. 아스널 공세 속에 손흥민도 공격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도 수비수 도미야스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188cm의 큰 신장을 앞세워 제공권에서 우위를 보였고, 빠른 발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에 가담했다. 그때 빈틈이 생겼다. 손흥민은 도미야스가 올라간 빈 공간에 침투했다. 전반 22분 하프라인 부근서 공을 가로챈 손흥민이 스피드를 올려 도미야스가 없는 아스날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이어 막아서는 상대 수비수를 재치 있게 제친 뒤 강력한 왼발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토미야스는 드리블 돌파를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손흥민 쪽으로 향하는 롱볼 패스까지 차단했다. 이후 손흥민은 최전방 쪽으로 이동했고, 그때야 이날 토트넘의 유일한 골(0-3 후반 34분)을 터뜨렸다. 공격 보다 수비에 치중할 아스널의 도미야스는 이번 북런던 더비에서는 오버래핑도 최대한 자제하고 손흥민 마크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도미야스는 일본 축구의 10년을 책임질 수비수로도 꼽힌다. 한국에 김민재가 있다면 일본에는 도미야스가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도미야스는 지난해 3월 한일전에서 무실점 철벽수비로 일본의 3-0 완승에 기여한 우수한 수비수다. 손흥민도 올해 초 "훌륭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첫 해 큰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고 칭찬했다.


손흥민과 도미야스가 펼칠 공수 한일전은 역대급 북런던 더비의 백미가 될 전망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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