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묵혔던 한국 대작들', 개봉 선점 시작…관객 나눠 먹기 더 치열해진다
입력 2022.05.06 08:35
수정 2022.05.06 08:35
박찬욱·고레에다 히로카즈 분위기 띄운고
최동훈·김한민·한재림 감독 여름 성수기 개봉
13개월 만에 방역 조치가 해제되고 극장 내 상영관 취식 제한이 풀리면서 국내 대형 배급사들이 묶혀놨던 기대작들을 차례로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방역 해제 후 첫 대작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사전예매 100만장을 돌파하고 개봉 첫 날 71만명을 기록하며 수혜를 톡톡히 입은 가운데, 한국 대작들이 이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영화 공습의 첫 테이프를 끊는 건 5월 18일 개봉하는 메가박스의 '범죄도시2'다. 2017년 개봉해 관객 688만 명을 동원해 국내에서 개봉한 역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영화 흥행 3위에 오른 '범죄도시'의 후속작이다. 이후에는 CJ ENM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김한민 감독의 '한산:용의 출현'이 각각 6월 8일, 여름 개봉을 일찌감치 알렸다.
이후 뉴(NEW)가 박훈정 감독의 '마녀2'를 6월 15일 개봉시키겠다고 밝혔다. '마녀2'는 2018년 318만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김다미를 스타 반열에 올려놨다. 이번에는 김다미에 이어 1408: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신시아가 새로운 마녀로 분한다. 여기에 김다미, 이종석이 출연한다. '브로커'와 함께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도 6월 개봉을 준비 중이다.
매년 7~8월 성수기로 여겨진 이 시기에는 한국 영화 공습이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CJ ENM이 '전우치', '도둑들', '암살'로 매번 흥행 기록을 쓴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의 여름 개봉을 확정했다. '외계+인'은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기에 류준열,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가 출연한다.
지해 1월 개봉하려다 방역수칙 강화로 개봉을 연기했던 쇼박스의 '비상선언'도 여름 개봉을 고려 중이다. '비상선언'은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에 초청됐던 작품으로 이병헌 송강호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 국내 정상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메가박스는 이정재의 데뷔 연출작 '헌트'를 여름 시장에 출격 시킬 예정이다. 앞서 개봉을 발표한 '한산:용의 출현'과 함께 '비상선언', '외계+인' 등 스타 감독과 충무로 톱배우들이 출연한 블록버스터 작품이 여름 성수기 관객 확보에 전력을 다할 것을 보인다.
CJ ENM은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 '외계+인'외에도 윤제균 감독의 '영웅', 김용화 감독의 '더 문' 등을 대기시키고 있으며,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소지섭 주연의 '자백', 뉴는 류승완 감독의 '밀수'를 올해 개봉 시킬 예정이다. 같은 배급사 내에서도 대작들이 쌓여 있어 어떤 작품을 먼저 내놓을지 고심이 깊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형 배급사 외에도 ㈜콘텐츠 난다긴다는 강제규 감독의 신작이자 하정우 임시완 주연의 '1947보스톤', 송강호의 '1승' 등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대기 중인 작품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1~2년이라는 시간을 묵힌 작품들로, 더 이상 미루면 '낡았다'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 관객들에게 선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이전처럼 성수기에 대작들이 대거 포진되는 그림이 예상된다. 묵혀둔 영화들 모두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기대작들이라 좋은 날짜를 선점하기 위한 배급사들의 눈치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하지만 성수기와 관객들은 한정돼 있고 티켓값도 오른 상황으로 팬데믹 이전보다 관객 나눠 먹기 출혈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우려가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