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거리두기 해제 나비효과 기대…최악 ‘구인난’ 해소될까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2.05.02 06:45
수정 2022.04.29 16:05

라이더 40만 시대, 배달주문 감소에 따른 인력 이동 가능성에 주목

원할 때 일할 수 있는 라이더와 요식업 근무환경 달라 미스매치 지적도

외식업계가 최악의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영업시간 및 사적모임 인원 제한은 정상화됐지만 이번에는 종업원을 구하지 못해 제대로 된 영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동인구 증가로 배달음식 주문이 줄면서 구인난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르바이트 인력을 빨아들이듯 흡수해간 배달 시장이 부진을 겪으면서 일자리를 찾아 외식업계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대형 고기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업주 A씨는 구인 공고를 낸 지 3주가 지났지만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달 초 조만간 거리두기가 해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미리 구인 공고를 냈지만 필요 인력 5명 중 1명만 채용한 상황이다.


A씨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4월18일 이후로 인근 직장인들 회식 예약도 부쩍 늘었다”면서도 “영업시간 제한이 없어졌지만 근무 인력을 구하지 못해서 자체적으로 11시까지만 할 수 밖에 없다. 주말에는 아직도 제대로 영업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식업계는 거리두기 해제 발표 이후 구인난이 부쩍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그간 외식업계에서 일했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국으로 대거 돌아간 데다 배달음식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라이더로 이동한 인력이 급증한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0월 기준 배달 라이더 숫자는 42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거리두기 해제로 주요 기업들이 재택근무에서 정상출근으로 전환한 데다 외출수요 증가로 매장을 찾아 식사하는 사람은 크게 늘면서 구인난으로 인한 어려움은 더욱 가중된 상황이다.


배달음식 수요 감소…라이더 인력 돌아올까 기대감↑


업계는 배달 주문 감소로 라이더들의 수입이 줄면서 일자리를 찾아 외식업계로 돌아올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빅데이터 업체 모바일인덱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안드로이드 이용체제 기준) 이용자를 확인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만 해도 업주가 자체 배달원을 고용해 배달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지만 배달앱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전문 배달업체로 관련 인력들이 대거 빠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 수요 감소로 라이더 수입도 줄게 되면 일자리를 찾아 다시 넘어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인력 수급을 위해 시급이나 급여도 이전에 비해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알바몬, 알바천국 등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서울 지역 식당의 단순 주방 보조 시급이 1만2000원 정도로 책정돼 있다.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9160원임을 감안하면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라이더-외식업 근무 환경 달라 구인, 구직 미스매치 해결 어려워” 지적도


반면 원할 때 일할 수 있는 라이더와 달리 외식업종의 경우 일정 시간 및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점에서 구직 매력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층들 사이에서 요식업은 신종 3D 업종으로 꼽힌다. 일은 고되고 벌이는 적다는 인식이 강한 점이 구인난의 핵심”이라며 “배달 시장이 침체된다고 해도 단순히 일을 찾아 외식업으로 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구인난 해결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임금인상이지만 이는 업주들의 부담이 커 실제 적용이 어려울 것”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해결돼 이전처럼 외국인 노동자가 자리를 메워주는 방안이 그나마 실질적인 대안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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