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K-반도체 중국 위상 추락…美 제재 영향”
입력 2022.04.25 06:00
수정 2022.04.25 02:01
지난해 중국 韓 메모리 수입 2018년 대비 13.7%↓
신 정부 R&D투자 등 기업지원 강화 적극 나서야
2019년 미국의 대(對) 중국 반도체 공급규제 이후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에서 한국 반도체의 위상이 크게 약화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사이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한국 기업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대만, 한국, 아세안6(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미국 등 주요 국가·지역의 중국 반도체 수입 시장 점유율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18년 대비 2021년 한국의 점유율은 5.5%p 하락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중국의 한국 반도체 수입은 6.5% 증가에 그쳤는데, 이는 미국의 규제에 따른 화웨이의 한국산 메모리 구매 중단,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2021년 중국의 한국산 메모리 수입이 2018년 대비 13.7% 줄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반도체 수입은 37.2% 늘었다.
반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만은 같은기간 4.4%p 상승했다. 이는 미국의 제재로 중국 토종기업과 중국내 외국인 투자기업이 함께 미국 반도체 구매가 막히면서 대만산 반도체 칩 수입을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국가역량을 총동원해 자주적 반도체 생태계 구축,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5월 출범 새 정부는 K-반도체의 글로벌 초격차 확보를 위해 반도체 기업의 R&D투자, 세제혜택 등 정책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2014년~2018년 21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이 높은 상위 5개 기업 중 3개가 중국 기업(SMIC 6.6%, 화홍 5%, 칭화유니그룹 4%)이었고, 미국 반도체 기업 역시 상당 수준의 정부 지원금을 받은(마이크론 3.8%, 퀄컴 3%, 인텔 2.2%)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8%, 0.5%에 불과한 실정이다.
김 본부장은 “4월 중순 인수위의 신정부 국정과제로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한 지원방안’ 검토키로 결정한 것은 K-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이라며 “정부 출범 즉시 범부처 시스템반도체산업 육성, 글로벌 공급망 협력체계 강화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