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절에 자취 감춘 北 군사무기…이유는?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2.04.17 05:00
수정 2022.04.16 20:14

태양절, '내부결속'에 방점

25일 '軍 창건일'에 이목 집중

韓美훈련 일정과 맞물려

'맞대응' 열병식·도발 가능성

북한이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15일) 110주년을 맞아 중앙보고대회와 군중시위(군중대회)를 개최했다. 당일 저녁 평양 김일성 광장에선 주민 수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축제'가 진행되기도 했다. 한미 당국이 촉각을 기울여온 대규모 열병식은 개최되지 않았다.


1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탄생 110돌 경축 중앙보고대회 및 평양시 군중시위가 전날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성대히 진행되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참석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 발언 등 대내외 메시지 발신 여부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주요 일정이었던 중앙보고대회에선 김 위원장 대신 리일환 비서가 보고자로 나섰다.


앞서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맞이한 태양절 정주년 행사(100·105주년)에서 예외 없이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한 바 있지만, 이번 110주년 행사에선 생략됐다.


통상 북측은 주요 기념일 행사를 5년 주기(정주년)로 성대히 개최한다. 이에 따라 이번 태양절 110주년을 계기로 북측이 또 한 번 대대적 열병식을 진행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지난 11일 북한의 기념행사 준비 동향과 관련해 "병력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태양절을 목전에 둔 시점에 무기 체계를 동원하기보단 대규모 인원을 활용한 행사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됐었다.


실제로 북한은 태양절 당일 저녁, 수만 명이 참여하는 대공연을 펼치며 '축제' 형식으로 최대 명절을 매듭지었다.


북한이 태양절을 내부 결속 계기로 활용한 만큼, 오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향배에 관심이 모인다. 태양절과 마찬가지로 인민군 창건일 역시 정주년을 맞아 대대적 기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미연합훈련 본 훈련이 오는 18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만큼, 북한이 연합훈련 맞대응 차원에서 열병식 개최 및 도발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화재개 조건으로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해온 북측은 연합훈련을 '적대정책의 가장 집중적 표현'으로 규정하고 훈련 취소를 거듭 촉구해왔다.


이에 따라 한미가 연합훈련 본 훈련을 예정대로 개최할 경우 북한은 앞서 천명한 '강대강 선대선'의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군사력 과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차덕철 통일부 대변인 직무대리는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의 열병식 행사 준비 움직임을 사전에 미리 파악하고 면밀히 관련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4월15일 김일성 생일뿐만 아니라 4월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등의 계기에도 열병식이 진행될 수 있는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련 동향을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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