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작심 발언'까지…尹 '2차 인선'에 정치권 주목
입력 2022.04.13 01:00
수정 2022.04.13 06:11
1차 내각 인선에 安 인사 배제 평가
이태규 인수위 사퇴에 安 쓴소리도
'2차 인선' 관심…합당 문제도 얽혀
13일 발표 예상…하루 미뤄질수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대선 전 단일화 조건으로 내걸었던 '공동정부 구상'이 한 달여 만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1차 내각 인선 후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갑작스러운 인수위원직 사퇴와 안철수 위원장의 '작심 발언'이 이어지면서다. 향후 이어질 추가 인선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안철수 위원장은 12일 오후 취재진과 만나 지난 10일 윤 당선인이 직접 발표한 1차 내각 인선 면면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서 (윤 당선인에게)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이 없었다"라며 "청사진을 제대로 실행에 옮길만한 능력있는 분들을 추천도 해드렸지만 인사는 당선인의 몫이 아니겠나"라고 언급했다.
1차 인선안에 포함된 8명 모두 윤 당선인의 대선 캠프 소속이었거나 오래된 '절친'으로 알려져 있는 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평가다.
특히 보건복지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경우 의사이자 벤처기업가 출신인 안 위원장의 의중이 대폭 반영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윤 당선인의 40년 지기인 정호영 후보자와 '반도체 과외' 선생님이었던 이종섭 후보자가 각각 지명되며 불만 기류가 극대화된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대선 전 야권 단일화 성사의 중심에 있었던 이태규 의원이 인수위를 떠나고 안 위원장도 윤 당선인의 내각 구성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조기 봉합에 실패할 경우 공동정부 구성은 물론 합당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인수위 안팎의 시선은 이르면 13일 발표될 2차 내각 인선안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2차 인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안 위원장이 "인재가 누구 편이냐, 누구 사람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 답한 것도 윤 당선인을 향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에둘러 제시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히려 특정 계파의 인사를 챙겨주기 위해 능력이 더 뛰어난 후보군을 배제한다면 그 또한 문제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윤 당선인의 인사에 색안경부터 끼고 바라보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이태규 의원의 경우 하마평에 올랐으나 스스로 입각 거부 의사를 밝혔고, 보건복지부 및 과기부장관 인선이 이미 완료된 상황인 만큼 안 위원장 측 인사를 기용할 부처의 선택지가 넓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부나 고용노동부에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기용될 확률이 있지 않겠나"라며 "향후 차관 인사까지 더해 구체적인 내각 구성이 모두 완료된 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 바라봤다.
공교롭게도 2차 인선 발표는 하루 정도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이날까지 1박 2일 지역 순회 일정을 소화한 만큼 보다 심사숙고할 시간이 있어야한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인수위 관계자는 "인사청문 일정 등을 고려해 가급적 4월 중순 이전 인선안 발표를 마무리짓기로 내부 방침을 확고히 한 만큼 늦어도 이번 주 주말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