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검수완박 전운 고조 속 박병석 예방…"중심 잡아달라"
입력 2022.04.11 16:47
수정 2022.04.11 20:51
여야 협치 관련 뼈 있는 발언 주고 받아
박병석 "尹, 의회 정치 존중하겠다 말해"
권성동 "의장이 중심 잡아줘야 협치 가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의장님께서 중심을 조금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무소속 양향자 의원의 법사위 보임을 승인한 것 등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토로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시작은 화기애애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장님과 자주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지근거리에서 모실 기회를 얻게 돼 아주 영광"이라며 "제가 경험도 일천하고 경륜도 부족하니 의장님께 많은 가르침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 의장은 "겸손까지 갖추셨다"며 기꺼워했다.
하지만 여야 협치 문제가 화두에 오르자 분위기는 다소 냉랭해졌다. 박 의장은 "윤 당선인을 세 번 만났는데 의외 정치를 중요시한다는 말씀을 세 번 다 했다"며 "의회 정치를 존중하고 또 의회가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고 먼저 운을 띄웠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국회의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맞섰다. 그는 "말로만 협치가 아니라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펴서 국민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라면서도 "의석 수 차이 때문에 그동안 조금 무리가 있지 않았나, 다수당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의장님께서 중심을 좀 잘 잡아주시면 의회 정치가 더 빛을 발하지 않겠나 생각을 하고 있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이는 무소속 양향자 의원의 법사위 보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민주당은 박성준 의원을 법사위에서 사임시키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보임했는데,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추진을 위한 꼼수로 보고 있다. 무소속인 양 의원을 여야 3인 동수로 구성하는 안건조정위에 포함시켜 강행 처리를 하려는 사전 작업이라는 것이다. 사보임 최종 결재권자가 박 의장이다.
박 의장은 "서로 엇갈린 것도 있었지만,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을 했다"며 "신뢰받는 분이니까 양보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양보할 생각은 있지만, 국가의 근본 체계에 대한 문제는 국민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 간 합의가 필요하다"며 "그 부분은 의장님도 동의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12일 다시 한번 국회의장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는 '검수완박'을 비롯한 선거법 개정 등 여야 간 대립하고 있는 사안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