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 방바닥서 맨손으로 자가검사키트 조립하는 사람들…식약처 조사中
입력 2022.04.11 09:27
수정 2022.04.11 09:27
"진단키트에 고춧가루·머리카락 등 불럄풍 많다" 증언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코로나19 자가검사 및 전문가용 항원검사 키트의 부품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조립·제조하는 업체가 있다는 정황을 포착해 조사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에서 필터캡(검체추출액통 입구 마개) 조립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경기도 소재 업체 한 곳이 위생이 불량한 장소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식약처는 사전서류검토와 정보수집을 거쳐 이달 6일부터 현장점검을 시작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신고 시점보다 현장점검 시점이 상당히 늦어진 이유에 대해 "관할 지방식약청 감시원 다수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현장 점검이 다소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채널A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업체 관계자는 키트 부품 제조업체가 부업용 일감을 주면서 부품에 고춧가루, 머리카락, 음식물이나 기름때가 묻는 등 불량품이 많았다고 증언했다. 시약을 섞은 뒤 닫을 때 쓰는 노즐캡을 장갑도 끼지 않고 만지는 등 가정 집에서 일감을 받아 조립되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어 작업장 안에 동물 배설물이 있는 등 공장 작업장 위생관리도 부실하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업체 대표는 공장 안에서 부업방을 운영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일반 가정집에 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작업장 내 동물이 있었다는 의혹 등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는 해당 업체가 외부 제조소에 다시 조립을 위탁하는, 이른바 '재하청'을 준 정황을 확인해 문제 업체와 관련된 진단키트 기업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식약처는 문제가 된 필터캡들이 실제 진단키트에 쓰였는지 여부와 이렇게 제조된 진단키트들이 유통됐는지 여부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