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이민호·김민하, 모두에게 ‘특별’했던 ‘파친코’
입력 2022.03.27 14:39
수정 2022.03.27 14:39
“기존에 내가 가진 정제된 이미지 깨려고 했다…이 인물을 그대로 느끼며 공감하려고 노력했다.”
“3~4개월 동안 진행된 오디션…빠르고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에도 많이 배웠다.”
17년 차 배우 이민호에게도, 이번 작품으로 첫 주연 데뷔를 하는 신예 김민하에게도 ‘파친코’는 특별한 작품이었다. 오디션 과정부터 촬영, 이후 홍보 활동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들을 함께 소화하며 성장하는 중이었다.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했다.
1900년대 초 한국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생존과 번영을 향한 의지로 고국을 떠난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다. 김민하가 주인공 젊은 선자 역을 맡았으며, 이민호는 젊은 시절 선자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매력적인 인물 한수를 연기했다.
‘파친코’를 통해 첫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작품에 출연한 이민호는 방대한 이야기를 힘 있게 풀어내는 작품의 완성도에 매력을 느꼈다. 또한 OTT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을 만나는 것도 그에게 설레는 일이기도 했다.
“작품의 힘이 느껴진 시나리오라 꼭 하고 싶었다. 이번 일정 동안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들을 현지 분들과 나누게 됐는데, 시대적 요구가 이제는 전 세계를 겨냥한다는 걸 느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할리우드에서도 작품을 공격적으로 하고 싶다.”(이민호)
이에 오디션 또한 마다하지 않았다. 이민호는 ‘파친코’를 위해 무려 13년 만에 다시 오디션을 보게 됐다. 신인 시절 마음을 다시 떠올리게 해 준 경험이 된 것은 물론, 오디션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도 있었다. 김민하 또한 여느 작품들과 달랐던 ‘파친코’ 오디션을 경험하며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
“‘꽃보다 남자’ 이후 첫 오디션이었다. 오디션에는 좀 늦게 참여했다. 막 오디션을 시작할 때 드라마 ‘더 킹’을 하고 있어 끝난 이후 한국 프로덕션을 통해 오디션 제의를 받았다. 대본을 보고선 오디션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게는 너무 좋은 과정이었다. 13년 전의 나를 떠올리게끔 했다. 다시 또 열정적으로 평가를 받는 입장이 되다 보니 다시 한번 새롭게 태어나는 느낌을 받았다.”(이민호)
“3~4개월 동안 오디션을 봤다. 캐스팅 디렉터에게 연락을 받고 오디션을 시작하게 됐다. 오디션 대본만 보고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후 원작을 읽었는데, 더 하고 싶고,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터뷰도 많이 하고, 마지막엔 케미스트리 오디션을 거쳐 확정이 됐다. 연기를 보여주는 오디션보다 대화를 나눈 자리가 많아 인상 깊었다. 선자와 나의 공통점을 찾고, 또 선자가 얼마나 일상생활에 녹아들 수 있는지를 보시려고 하신 것 같다. 대화도 너무 재밌었고, 케미스트리 오디션도 인상 깊었다. 이런 식은 처음이었다. 빠르고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에도 많이 배웠다.”(김민하)
인물들의 연대기를 통해 당시 이민자들의 아픔을 담아내는 작품인 만큼, 남다른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 방대한 역사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많은 것에 신경을 쓰며 작품에 임했던 것이다. 역사적 배경을 공부하고, 또 주변인들에게 거듭 질문하면서 인물에 깊게 공감을 하기도 했다.
“모든 작품이 리얼리티가 중요하지만 이번 작품은 깊이가 좀 남달랐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건 ‘어떻게 표현할까’ 보다는 그 시대의 사람들의 감성을 이해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감독님, 작가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내게는 새로운 경험이고,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됐다.(이민호)
“그 시대에 살지 않았기 때문에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졌다. 외할머니가 그 시대를 경험하셨기에 많이 여쭤봤다. 답도 많이 받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그때의 생각과 감정들, 또 직접 겪은 일을 듣기도 했다. 자이니치(재일교포) 분들과도 대화를 했다. 원작에 나오는 스토리가 너무 충격적이라 ‘진짜냐’고 묻기도 했다. 왜곡, 과장이 없다고 해 또 충격을 받기도 했다.”(김민하)
한수와 선자의 케미를 위해 서로에게 더욱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고 노력을 하기도 했다. 최대한 편한 상태로 연기 호흡을 맞추기 위해 이민호, 김민하 모두 노력을 한 것이다. 두 사람은 인터뷰 과정에서도 서로에 대해 감사를 표하 훈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냥 현실에 있을 법한 일 정도로 표현이 되면 안 될 것 같았다. 캐스팅이 되고 김민하에 대해 알려고 노력했다. 작품 외 민하의 생각도 알고, 감정을 공유하려고 했다. 현장에서 편한 상태로 만나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이민호)
“대화를 많이 나눴다. 장면에 대한 것도 그랬지만, 서로의 생각들을 공유했다.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돼 케미스트리가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 너무 편하게 했다.”(김민하)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며, 현실감을 부각하는 과정은 이민호는 물론, 김민하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민호에게는 기존의 이미지를 깨는 새로운 시도이기도 했으며, 김민하에게는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이다. 오디션부터 촬영 과정에 이르기까지, 색다른 경험을 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는 두 사람이다.
“중점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건 기존에 내가 가진 정제된 이미지를 깨는 것이었다. 배우로 욕심을 낸 부분이다. ‘이건 내가 어떻게 해야지’가 아니라, 이 작품에 녹아들어 이 인물을 그대로 느끼면 연기가 가능할 것 같은 이야기였다. 그래서 최대한 다른 건 배제하고 한수가 되려고 했다. 한수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공감하며 하려고 했다.”(이민호)
“그냥 이해를 하려고 했다. 선자의 마음을. 내가 선자인 것처럼 살면서, ‘이럴 때 선자는 어떻게 했을까’ 생각했다. 그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때의 선자의 마음과 감정에 집중했다. 감독님들이 주신 디렉팅은 ‘그 씬 안에 존재해서 숨을 쉬어라’는 것이었다. 다른 어떤 섬세하고 자세한 디렉팅보다 더 큰 도움이 됐다.”(김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