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주담대 5%대 복귀...더 오른다
입력 2022.03.16 10:52
수정 2022.03.16 10:56
신규취급 코픽스 1.70%, 전월비 0.06%p↑
대출금리 6%육박...기준금리 추가인상 예고
잠시 주춤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으며 6%대에 육박했다. 특히 변동형 주담대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만에 반등하며,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다시 5%대로 올라섰다. 문제는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주담대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은 이날부터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담대 금리는 0.06%p 올렸다. ▲KB국민은행은 기존 연 3.46~4.96%에서 3.52~5.02% ▲우리은행은 연 3.79~4.80%에서 3.85~4.86% ▲NH농협은행 연 3.42~4.32%에서 3.48~4.38% 수준으로 상향조정됐다. 특히 국민은행의 상단 금리는 최근 4%대로 내려앉았는데 다시 5%대를 회복했다.
신잔액 기준 주담대 금리도 ▲국민은행 연 3.57~5.07% → 3.62~5.12% ▲농협은행 연 2.85~3.76% →2.90~3.81% ▲신한은행은 3.50~4.55% → 3.49~4.54% ▲하나은행은 3.496~4.796% → 3.472~4.772%로 변경됐다. 우리은행은 신잔액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지 않다.
이같은 변동금리 주담대 상승은 코픽스가 올랐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예적금 등의 수신금리가 오르면 같이 오른다. 은행엽합회가 전날 공시한 지난달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1.70%로 전월 대비 0.06%p 증가했다. 신규취급 코픽스는 1월 일시적으로 하락했으나, 지난 1월 14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하면서 한달 만에 반등했다.
신잔액기준 코픽스와 잔액기준 코픽스도 각각 1.13%, 1.44%로 같은기간 각각 0.05%p, 0.07%p 올랐다. 다만 신잔액과 잔액 기준 코픽스는 신규취급액 기준보다 시장금리 반영이 상대적으로 느리다. 이같은 이유로 일부 은행의 신잔액 주담대 금리는 전날보다 내려간 곳도 나타났다.
반면 코픽스 대신 금융채를 지표로 삼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신규코픽스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신한은행의 신규코픽스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50~4.55%에서 연 3.49~4.54%, 하나은행은 연 3.786~5.086%에서 연 3.782~5.082%로 금리 상단과 하단이 소폭 내려갔다.
코픽스가 아닌 금융채를 기준으로 하는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상단이 5% 중후반대를 기록중이다. 이날 기준 ▲KB국민은행 3.83~5.33% ▲신한은행 4.04~4.87% ▲하나은행 4.202~5.502% ▲우리은행 4.02~5.73% ▲NH농협은행 4.74~5.65%다. 우리은행의 경우 금리 상단이 5.7%를 넘기며 6%대를 향하고 있다.
코픽스 금리는 향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된 까닭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현 1.25%로 동결하면서도 “기준금리를 1.5%로 올려도 긴축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중 4명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 확대도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시장은 한은이 올해 1~2번의 추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 수준을 연 1.5 ~ 1.7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최소 25bp(1bp=0.01%)의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우는 청년도약계좌도 코픽스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가입대란이 일어난 ‘청년희망적금’으로 돈이 몰려 2월 코픽스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출자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1%p 오를 때 가계의 이자 부담은 연간 총 18조4000억원, 자영업자는 연 8조9000억원 늘어난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1년간 대출금리가 1%p 오르면서 대출이자도 1인당 평균 약 64만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는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변동형 대출을 고정형으로 바꾸는 등 이자를 줄이기 위한 전략을 재수립할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