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도 반도체 인력·투자 확대 강화 속도
입력 2022.03.11 13:02
수정 2022.03.11 13:02
지난해 시설투자 48조 중 43조가 반도체 90%
R&D 투자 22조5965억원...매년 1조씩 증가
DS 임직원 6만명 돌파...우수 인재 확보 전력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R&D)·시설 투자 확대와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어서 올해도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경영 불확실성 증대 속에서도 반도체 관련 투자와 인력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회사가 최근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전체 시설투자규모는 48조2222억원으로 전년도(2020년·38조4969억원) 대비 약 25.3% 증가했다. 2019년도 투자 규모가 26조8948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년새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반도체 투자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시설투자 규모는 43조5670억원으로 전체의 약 90.3%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인 2020년(32조8915억원·85.4%)과 2019년(22조5649억원·83.9%)과 비교하면 투자 금액과 비중 모두 늘어나는 추세다.
회사는 올해 보고서에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DP)사업의 첨단공정 증설ㆍ전환과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시설투자가 이뤄졌다”며 “올해도 지속적인 시설투자 계획하에 시황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내실있는 성장을 위한 효율성을 고려해 시설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D 투자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R&D 투자 규모는 22조5965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전년도인 2020년(21조2292억원) 대비 약 6.4% 증가했다. 지난 2019년(20조2076억원)에 20조원을 돌파한 뒤 매년 1조원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시설투자와 마찬가지로 R&D 투자도 반도체 부문에서 금액과 비중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력에서도 이같은 비중 증대는 뚜렷히 나타난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전체 임직원 수는 11만3485명으로 전년도(10만9490명)에 비해 1년만에 3995명 늘어났다. 지난 2018년(10만3011명) 10만명을 돌파한 지 3년만에 1만명 이상 증가한 것이다.
같은기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이 주력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임직원 수는 5만9270명(2020년말 기준)에서 6만3902명(2021년말 기준)으로 4632명 늘어났다.
회사 전체 임직원 증가 분보다 높은 증가세로 모바일과 가전 등 다른 부문의 인력 감소와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였다. DS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반도체 인력 확충이 회사 전체 인력 규모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가 다른 사업부문의 인력 감소분을 메우면서 전체 인력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이는 비단 지난해만의 흐름은 아니다.
지난 2018년 말 기준(5만2095명) 5만명을 돌파했던 DS부문 임직원수는 이듬해인 2019년(5만4580명)에는 약 2500명 가량 늘었는데 이후 2년간 약 1만명 가까이 늘면서 인력 확대가 눈에 띄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투자와 인력 확충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인해 공급난이 빚어질 정도로 전 세계 각국이 반도체를 경제안보 자춴으로 판단해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수 밖에 없어 투자와 인력 확대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 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투자를 최종 확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파운드리 시장을 중심으로 업체들의 시설투자 경쟁이 불이 붙은 상황”이라며 “캐파(CAPA·생산능력) 증설을 위한 시설 투자뿐만 아니라 기술력 향상을 위한 R&D 투자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 사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우수 인재 확보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달 24일 반도체 분야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T&C포럼’(Tech&Career Forum)을 개최했다.
T&C포럼은 삼성전자 DS부문이 해외 반도체 인재 발굴과 양성을 목적으로 2016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글로벌 채용 설명회로 지난 2020년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국내 경력·신입 인력 등으로 대상 범위를 확대해 국내외의 많은 지원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향후 시행 횟수도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늘려나갈 계획으로 지속적인 인재 확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당시 포럼에서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미래 반도체 산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며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삼성전자에서 만나고 싶다”라고 강조하며 인재 확보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