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우크라 사태, 미국에 원인"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2.02.27 14:30 수정 2022.02.27 14:30

"자위적 조치 무턱대고 몰아대는 것이 미국식 이중기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당국자가 아닌 연구원 명의 입장 표명으로 수위를 낮추면서도 러시아를 두둔한 모양새다.


28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전날 리지성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 명의로 "우크라이나 사태는 세계 패권과 군사적 우위만을 추구하면서 일방적인 제재 압박에만 매달려온 미국의 강권과 전횡에 그 근본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국제 언론과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본 원인은 나토(NATO)의 일방적인 확대와 위협으로 유럽의 세력 균형이 파괴되고 러시아의 국가 안전이 엄중히 위협을 당한 데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도 했다. 러시아가 안보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 것은 '정당하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해당 논리는 국제사회가 불법으로 규정한 신무기 시험발사도 '국방력 강화' 목적이라면 정당하다는, 북한 '억지 주장(이중기준 철회)'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외무성은 "저들의 내정간섭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정의'로운 것으로 미화·분식하면서도 다른 나라들이 자기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취하는 자위적 조치들은 '부정의'로, '도발'로 무턱대고 몰아대는 것이 바로 미국식 오만성과 이중기준"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28일 만에 무력도발을 재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외무성은 "현시대는 미국이 독판치기를 하던 시대가 아니다"며 "미국은 현시대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국제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강권과 전횡에 더 이상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주도 기존 국제질서를 부정하고, '대안질서'를 모색하는 중국·러시아와 손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러시아 당국자는 "러시아와 중국은 좀 더 공정한 다극적 국제체제 구축 필요성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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