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尹 발언에 이례적 입장 발표…"근거 없이 적폐 몰아 사과하라"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2.02.10 10:41
수정 2022.02.10 10:41

尹 '적폐 수사' 발언에 '정치 중립' 원칙 깨고 강력 분노

"없는 적폐 기획사정으로 만든다는 건가 대답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문재인 정권 적폐 청산 수사' 발언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대선 정국에서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이 윤 후보 발언에 대해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 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보도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 거기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문재인 정권 초기처럼 전(前) 정권 적폐 청산 수사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할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관여 안 한다"며 "다음 정부가 자기들 비리와 불법에 대해 수사하면 그것은 보복인가. 현 정부 초기 때 수사한 것은 헌법과 원칙에 따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대선 후보의 발언에 말을 아껴왔던 기조를 깨고 윤 후보의 인터뷰 내용에 즉각 반박 입장을 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매우 부적절하고 매우 불쾌하다"며 "아무리 선거지만 서로 지켜야 할 선은 있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청와대의 격앙된 반응에 윤 후보는 같은 날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상식적인 이야기"라며 "스스로 생각하기에 문제될 것이 없다면 불쾌할 일이 없지 않겠나"라고 반박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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