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공방 최고조...말 아끼는 尹과 安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2.02.07 05:00
수정 2022.02.07 07:02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정치권 최대 관심사

원희룡 “단일화 필요”...선긋는 권영세·이준석

최진석 “정치는 생물”...국민의당 협상 여지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오른쪽)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7일 현재, 정치권 최대 관심사는 야권 단일화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다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 후보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에서 단일화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것은 원희룡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다. 그는 전날 보도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남은 기간 최대 변수는 “단일화”라며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로 박빙 승부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원 본부장은 단일화 협상 데드라인으로 후보 등록 마감일인 14일을 제시했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유효 투표총수의 15% 이상을 얻을 경우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14일이 ‘단일화 1차 관문’ 시점인 셈이다.


원 본부장 외에도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중진·초선의원들의 ‘단일화 주장’ 보도도 계속되고 있다.


야권에서 단일화 이슈가 잦아들지 않는 것은 대선을 한 달 앞둔 현재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 지지율이 양강구도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날 이후 3~4일, 4~5일 조사된 8개의 대선 여론조사 중 7개가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 박빙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세 “선대본부, 단일화 논의한 바 없다”
이준석 “단일화, 금요일이면 더는 안 나올 것”

그러나 단일화에 회의적인 시선도 만만치 않다. 선대본부 수장인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원 본부장의 언급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후보 단일화에 대해 거론한 적 없고 향후 계획을 논의한 바도 없다”고 일축했다.


권 본부장은 “단일화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선대본부 내 일부 인터뷰 내용은 개인 의견일 뿐 선대본부 입장과는 아무 관련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단일화 없이도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더욱 강경한 입장이다. 그는 전날 단일화론을 제기하는 익명 인터뷰에 대해 “설마 또 익명질이냐”며 “진절머리가 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가 지적한 ‘익명질’은 한 언론과 인터뷰한 비례대표 A의원의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할 뿐, 내부적으로는 아직도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이 꽤 있다”고 한 발언을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더 나아가 같은 날 오후 인천 서구갑 당협 필승결의대회에서 단일화론에 대해 “이번 주 금요일(11일)이 되면 더는 안 나올 것”이라며 “제 말이 틀린 지 아닌지 보라”고 자신했다.


그는 “원래 단일화는 2등·3등 후보가 하는 것”이라며 “2등·3등 후보가 1등을 한 번 이겨보겠다고 하는 게 단일화다. 그 언어를 꺼내 드는 순간 우리는 패배자의 언어로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에서도 단일화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전날 “(안 후보가 중도 포기할 것이라는) 단일화 프레임 때문에 우리는 지지율에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며 “국민의힘 내부에서 어떤 의견이 오가든 우리는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견을 전제로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 않나”며 윤 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단일화 없다’고 말하지 않는 윤석열·안철수

다만 윤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은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는 부정적인 입장은 보이지 않고 있다. 윤 후보는 전날 광주방문에서 단일화 문제와 관련 “제가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부적절한 사항”이라며 “단일화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저와 선대본부에서 다룰 문제”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단일화 문제로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는 질문에 “여러 의원께서 공개적으로 의견 표명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하신 것”이라고 답했다.


안 후보보도 전날 서울 중구 한국외식업중앙회를 찾은 후 기자들과 만나 원희룡 본부장이 야권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공개 언급한 데 대해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서로 의견이 달라서 서로 싸우고 있는데 제가 거기에 무슨 말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조건 중 하나로 거론하는 ‘공동정부’ 제안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로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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