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필요한가?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2.02.06 08:03
수정 2022.02.05 08:34

소위 공영방송이 편파방송 앞장서

20대 대선 계기로 해결책 나올까?

[미디어 브리핑]

20대 대선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후보 등록이 코앞이다.


본격적인 대선은 여러 움직임을 통해 알 수가 있는데, 방송에서는 후보 토론회가 시작되거나, 야당에서 ‘소위 공영방송’사를 찾아가 “공정하고 중립적인 방송”을 해 달라고 항의하는 장면이 보이면, 대선레이스가 본격화 됐다고 보면 된다.


지난 1월 14일 야당(국민의힘) 의원들은 MBC를 찾아가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 방송 편성에 대해 항의했다. 또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신청도 했다. 국민의힘은 그 전날인 13일 ‘돌발영상’의 편향성에 항의하기 위해 YTN을 찾아가기도 했고, 작년 11월에도 ‘뉴스가 있는 저녁’의 방송 내용에 대해서도 YTN측에 항의했다.


방송의 내용이 심하게 편향됐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대선을 앞두고 예상되는 공영방송의 편향성 돌출을 막기 위한 기싸움의 측면도 있을 것이다.


MBC, YTN 등 ‘소위 공영방송’은 국민들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불편부당한 방송을 의미하는 ‘전통적인 공영방송’과 구별하기 위한 용어이다. 해당 회사의 사장 선임에 정부의 개입이 가능한 회사를 정치권에서 ‘소위 공영방송’으로 분류한다는 기준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는 KBS, MBC, YTN, 연합뉴스TV, 서울교통방송(TBS) 등 5개가 있다.


다음 글을 한번 읽어보자. 작년 9월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에서 낸 유인물에 실린 글이다.


“MBC의 대선보도는 총체적 부실과 노골적인 편향으로 규정할 수가 있다. 검증은 부실했으며, 보도는 A후보와 B당에 불리하고 C후보와 D당에 유리한 방식과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근거가 불분명한 내용을 별도의 취재 없이 그대로 보도한 경우도 제법 있었는데, 이러한 보도는 공영방송은 물론 저널리즘의 기본에도 미달하는 것이다” (MBC 정상화 자문에 응한 한 교수)


앞의 글에서 A는 문재인, B는 민주당, C는 홍준표, D는 자유한국당이다. 물론 2017년 19대 대선의 보도를 총평하면서 나온 말이다.


2017년 대선 보도를 정리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에서도 이와 비슷한 보고서를 냈다(2017.5.18). 민언련이 19대 대선 보도를 모니터하면서 특정 정당에 유리한 보도는 +1, 불리한 보도는 –1점으로 계산한 결과를 보면 MBC는 민주당에 대해서 –45점을 기록했다.


같은 지상파인 KBS의 –16점, SBS의 –18점에 비해 MBC가 심하게 민주당에 불리한 보도를 많이 했다는 결론이다.


이쯤에서 정리한다면, 공영방송 MBC는 우파정권이 집권했을 때 치러진 대선에서(2017), 야당인 민주당과 그 후보에게 심하게 비판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진행 중인 20대 대선에서는 어떨까?


앞에서 인용한 글에서 A는 윤석열,B는 국민의힘, C는 이재명, D는 민주당으로 대입해도 말이 된다고 보는 국민들이 있다면, 혹은 많다면, 좀 이상하다. 그러면 소위 공영방송이라는 MBC의 공영성과 중립성은 어떻게 되는가?


오는 3월의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12월부터 활동을 개시한 언론감시단체인 「제20대 대선 불공정보도 국민감시단」은 지난 1월 말 ‘소위 공영방송’ 5개사가 지난 두 달 동안 모두 638건의 불공정 보도를 했다고 발표했다.


감시단은 638건의 불공정 보도 사례가운데 ‘선거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을 심하게 위반한 기자나, PD, 진행자를 고발하기 위한 법률검토에 착수했는데, 이 가운데 MBC의 보도에서 심각한 위반 사례가 가장 많다고 밝혔다.


민주당 집권 중 치러지는 20대 대선에서 MBC가 야당인 국민의힘에 불리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면, MBC는 그게 어느 당이든지 야당(野堂)에게만 가혹한 공영방송이 되는데, MBC의 구성원들이 이 사실을 인정할까?


공영방송 MBC의 위상 등에 관한 논란이나 논의는 그 동안 많이 있었다. 가까이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는 KBS까지 포함하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한 법률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집권하고 나서는 그냥 방치했다.


무관심한 5년이 흘러, 다시 대선을 맞아 공영방송은 흔들리고 있다. MBC를 중심으로 살펴봐서 그렇지, 앞에서 말한 공영방송사들이 대동소이할 것이다.


“공영방송의 민영화” 이런 말이 나오는 현실은 슬프다. 우리 사회가 아무런 관심도 없이 방치했다가, 그냥 버려 버린다는 느낌을 준다. 공영방송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다.


정권의 유. 불리를 떠나 방송인들이 좋은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 그 길이 자산을 불려, 부자가 되는 길이다. 방송을 이용만 하는 정권과 거기에 추종하는 방송인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번 대선이 공영방송의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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