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번 돈 죄다 처가에 보내는 아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2.02.05 05:17
수정 2022.02.04 23:54

직장을 그만 둔 아내가 수입 대부분을 처가에 보내 신뢰가 무너졌다는 한 남성이 고민을 털어 놓으며 이혼이 가능한 지에 대해 물었다.


4일 YTN 라디오 '양소영의 법률 상담소'에 사연을 보낸 남성 A씨는 "같은 직장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한 지 4년 차"라며 "첫 아이 유산 후 아내는 힘들다고 직장을 그만 두고 쉬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겉으로 보기엔 별문제 없어 보이는 부부지만, 더 이상 아내와 함께 한다는 것이 희망이 없어 보인다"며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서 아내에게 신뢰가 없다"고 말했다.


아내에게 시부모는 용돈을 줄 때만 부모님이며 평상시엔 관심도 없고, 돈 한 푼 보탠 적 없는 처가에 아내는 매달 행사마다 돈을 보낸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게다가 돈 문제로 인해 조금이라도 불편해지면 아내는 A씨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다고.


A씨는 "처가는 노후 준비가 안 된 무주택자라서 제가 버는 돈이 다 들어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제가 땀 흘려 번 돈이 처가의 노후생활비와 병원비로 쓰일 일만 남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제가 분양받고 저희 부모님이 보태주셔서 장만한 집에서 지금 살고 있는데, 집에 1원도 보태지 않은 아내가 이혼에 협의하지 않으면 이혼 소송을 해야 하나요?"라며 재산 분할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이와 관련해 김아영 변호사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아내가 남편의 수입을 본인의 부모님에게 지출하는 것이 합당한지, 지출액의 범위는 얼마가 적당한 지가 관건"이라며 "부모님께 돈을 드렸다는 자체로 이혼 사유가 된다라기 보다 어떤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액수를 지급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월수입, 보유하고 있는 자산 등을 보유해서 금액의 규모가 정해진다"며 "일반적인 수준을 크게 뛰어넘어서 부부간의 신뢰를 깨고, 배우자를 속이고, 가정 경제를 위태롭게 할 정도의 거액을 송금하거나 배우자를 속이고 대출을 받아서 가족들에게 지급하는 형태는 부부간의 신뢰를 깨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혼인 파탄의 귀책 사유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양소영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금액이 나타나 있지 않아서 판단하기가 어려우니, 금액이 많다는 전제 하에 아내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소송을 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변호사는 "아내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 이혼소송을 먼저 제기해야 한다"며 "사연처럼 남편이 아내와 경제적 문제를 논의조차 할 수 없었을 만큼 부담감이 크고, 어려움을 토로하면 아내가 나쁜 사람으로 몰아세우는 태도 등을 정리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변호사는 "무조건 친정에 도움을 줬다는 이유만이 아니라 부부 사이의 동의가 없었다는 점, 시부모님과의 관계를 봤을 때 부당한 점이 있다는 점, 그로 인해 신뢰가 깨졌다는 것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부인의 적극적인 노력이 없었다는 것 등 종합적으로 문제가 되었을 때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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