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재선 "유동규 음대 나왔는데 뽑았냐"…이재명 "어떻게 알았냐"
입력 2022.01.19 00:13
수정 2022.01.19 07:48
이재명 '유동규 측근설' 적극 부인했지만…녹음파일서 채용 배경까지 언급
"측근이냐 아니냐, 더티한 논쟁"이라고 일축했지만…유동규와의 관계, 다시 증폭될 듯

'굿바이, 이재명' 저자인 장영하 변호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욕설과 막말이 담긴 미공개 통화 녹음 파일 35건을 공개한 가운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의 핵심 피고인으로 재판 중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채용 배경에 대해 언급하는 대목도 공개돼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대장동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지자 이 후보, 유 전 본부장 양측은 서로 '측근 관계가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이번에 공개된 녹음 파일 내용을 두고 또다시 둘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될 전망이다.
장 변호사가 공개한 한 녹취에 따르면 이 후보의 친형 고(故) 이재선씨는 숙명여대 음대를 졸업한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를 거론하며 "그래서 유동규가 음대 나왔는데 뽑았냐"라고 하자 이 후보는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선씨가 "내가 모르는 게 뭐 있냐 너에 대해서"라고 대답했고, 이 후보는 다시 "아니 뭐 음대 때문에 뽑은 거 어떻게 알았어"라고 반문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0년 10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전신인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임용됐다. 당시 성남시의회 의원들은 회의에서 '성악과 졸업' '유통·통신회사 근무' '휴대전화 임가공 및 부품 제조·개발 회사 운영' '건축회사 영업 기획 업무' 등 이력을 가진 유 전 본부장이 채용된 데 의문을 제기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정황상 이 후보와 유 전 본부장이 각별한 관계에 있고,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도 서로 긴밀한 소통이 오간 것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뇌물 혐의를 받는 핵심 피의자로 떠오르자 이 후보 측은 '유동규 측근설'을 적극 부인했다.
그는 같은 해 10월 경기지역 공약 발표 후 기자간담회에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시장 선거를 도와준 건 맞다"면서도 "측근이냐, 아니냐는 더티한 논쟁"이라고 일축했다. 또 "가까운 측근 그룹은 아니다. 거기에 못 낀다"며 "모호한 개념으로 공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유 전 본부장은 구속 직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 지사 측근이 아니다"며 "캠프에서 부르지도 않는데, 언론에서 측근을 만들어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이 후보 캠프의 김용 총괄본부장, 정진상 선거대책위 비서실 부실장 등과 여러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 통화한 배경을 두고 의구심이 증폭됐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은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 천화동인 1~7호에 최소 651억 상당의 택지개발 이익과 최소 1176억원 상당의 시행 이익을 몰아주고 공사에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 등에게서 3억5200만원,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화천대유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대장동 개발 이익 중 700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