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윤성빈 앞지른 정승기, 시굴다 트랙에서 피어오른 희망
입력 2022.01.03 09:52
수정 2022.01.04 06:19
IBSF 월드컵 6차대회서 두투루스 형제 이어 3위 '동메달'
지난 시즌 월드컵 무대 데뷔한 정승기, 썰매 대표팀 첫 메달
난코스 시굴다 트랙에서 쾌거..개인랭킹서도 윤성빈 추월
한국 남자 스켈레톤 기대주 정승기(23·가톨릭관동대)가 생애 첫 월드컵 메달을 획득했다.
정승기는 1일(한국시각) 라트비아 시굴다에서 펼쳐진 ‘2021-22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6차 대회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41초73을 기록, 라트비아의 두쿠루스 형제에 이어 동메달을 따냈다. 형 토마스 두쿠르스가 1분41초36으로 금메달.
난코스로 꼽히는 시굴다 트랙에서 경험이 많지 않은 정승기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 시즌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정승기는 주로 10위권에 머물렀지만, 올 시즌 월드컵 2차대회에서 4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윽고 자신의 첫 메달이자 이번 시즌 한국 썰매(스켈레톤·봅슬레이)대표팀의 첫 메달을 가져오는 쾌거를 이뤘다.
정승기는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을 통해 “내 인생 첫 포디움이라 굉장히 감명 깊다.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고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는 가운데 들려온 희소식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이언맨' 윤성빈(28·강원도청)이 깊은 부진에 빠지자 메달 희망이 꺼져가고 있었다. 시즌 내내 월드컵 대회에서 윤성빈은 한 차례도 상위권에 입상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17위(1분42초94)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김지수 13위).
그러나 정승기의 가파른 성장으로 메달 희망은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 정승기는 이번 시즌 세 차례나 톱10 진입에 성공하면서 월드컵 랭킹도 10위에 오르며 윤성빈(13위)를 앞질렀다.
최고 장점은 폭발적인 스타트 능력이다. 최고 시속 115.54km즐 질주한 정승기는 두쿠르스 형제를 위협할 정도의 놀라운 스타트 능력(1차시기 1위/ 2차시기 2위)을 뽐냈다. 레이스 중반 속도가 떨어진 것은 아쉽지만 정승기의 스타트 능력은 평창올림픽 때의 윤성빈을 떠올리게 한다. 레이스 운영 능력만 보완한다면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다.
스켈레톤 대표팀은 독일 빈터베르크로 이동해 월드컵 7차 대회를 준비한다.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펼쳐지는 월드컵 8차대회를 마치면 랭킹에 따라 올림픽 출전 선수가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