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도 넘은 BTS 상품화?…잘나가던 한류 최선봉 하이브 ‘삐끗’
입력 2021.11.11 13:27
수정 2021.11.11 18:02
"가수의 본질인 음악과 무대 아닌, 돈 되는 콘텐츠에만 혈안"
팬들 하이브 굿즈 불매 운동 가속
‘하이브_불매’ ‘하이브굿즈_불매’ ‘팬들은_무대를원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에 오른 키워드들이다. 이 키워드는 10만건을 넘어서는 등 순위권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하이브가 지난 4일 ‘2021 공동체와 함께하는 하이브 회사 설명회’를 개최한 이후 생긴 움직임이다.
당시 문제가 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블록체인 업체 ‘두나무’와 합작 법인을 세운다며 아티스트 관련 콘텐츠와 상품들을 NFT 기술을 통해 팬들의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웹툰과 웹소설 형태의 ‘오리지널 스토리’도 공개했는데, 각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주인공으로 뱀파이어, 마법세계, 한국 설화 등 판타지적 스토리를 담아 애니메이션과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사업을 두고 방 의장은 ‘팬 경험의 확장’이라고 설명했지만, 팬들은 “소속사가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아티스트를 ‘상품’으로만 취급한다” “가수의 본질인 음악과 무대가 아닌, 웹소설이나 게임 같은 돈 되는 콘텐츠에만 집중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그간의 불만들과 겹치면서 더 큰 불만을 불러오게 됐다. 앞서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에서 몇몇 멤버들이 사이즈가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무대에 올라 안전상의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또 SNS에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특정 멤버가 빠지는 일이 되풀이 되고, 히트곡 ‘버터’(Butter)의 카세트 테이프 굿즈의 품질 불량 등의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다.
특히 웹소설의 경우는, 설명회 당시 공개된 이미지가 팬들의 화를 키웠다. 해당 이미지에선 방탄소년단 멤버 RM과 정국이 사랑에 빠지는 듯한 묘사가 담겼다. 팬들은 이를 두고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성상품화 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알페스’(RPS) 콘셉트의 콘텐츠라는 주장이다.
다만 하이브는 이와 관련해 “(설명회 당시 공개된) 콘텐츠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였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조차도 팬들의 불매 움직임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표한 2021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한류의 부정적 인식에 대한 공감도는 24.4%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정적 인식에 공감하는 이유는 ‘한류가 지나치게 상업적’이라고 꼽았다.
현재 방탄소년단은 한류의 최선봉에 선 그룹이다. 빌보드 등 해외 음악 차트는 물론, 미국 3대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빌보드, 아메리칸뮤직어워드 등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들을 내고 있다. 이들은 올해만 6조원, 10년간 60조원의 경제효과를 내는 등 한류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티스트를 지원해야 할 소속사가 아티스트의 본질인 ‘무대’보다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는 것은, 한류에 대한 인식 저하의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티스트를 IP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전에 본질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