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일주일] 만원관중 가을 야구, 응원 문화도 달라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1.11.08 10:25 수정 2021.11.08 10:36

잠실구장서 열린 포스트시즌 5경기 흥행 성공

구단과 KBO 각별한 노력, 팬들도 이에 동참

지난 1일부터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일명 위드 코로나) 지침에 따라 스포츠 경기장도 오랜 침묵을 깨고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KBO리그는 ‘위드 코로나’ 시행과 함께 곧바로 가을 야구에 돌입하면서 그동안 닫아뒀던 야구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


2021시즌 KBO리그 포스트시즌은 지난 1일부터 두산과 키움이 와일드카드 2경기를 치렀고, 4일부터 7일까지 LG와 두산이 준플레이오프 3경기를 가졌다. 5경기 모두 한국 야구의 심장 잠실구장에서 펼쳐졌다.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서울서 가을 야구의 포문을 열자 오매불망 ‘직관’을 기다렸던 야구팬들은 약속이라도 하듯 속속 잠실로 모여 포스트시즌을 즐기고 있다.


만 명 넘는 관중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나 집단 감염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KBO는 정부 지침에 의거, 포스트시즌 전 경기의 모든 좌석이 100%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구역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다른 종목도 그러하듯 야구 역시 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경과한 접종 완료자와 48시간 내 PCR 음성확인자, 18세 이하, 불가피한 사유의 접종 불가자들만이 입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일단 가을 야구의 흥행은 기대 이상으로 폭발적이다.


잠실구장은 1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1만 2422명의 관중을 모으며 코로나19 시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고, 4일 준PO 1차전서 1만 9846명, 5일 2차전서 2만 1679명으로 첫 2만 관중을 돌파한 뒤 최종전인 7일, 역사적인 2만 3800명의 만원을 기록했다.


KBO와 방역 당국, 그리고 경기를 주관하는 구단들은 혹시 모를 감염을 대비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가을 야구 첫 경기였던 1일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는 뜨거운 열기를 대변하듯 경기장에 선수 이름을 연호하는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그러자 방역당국은 이튿날 KBO에 육성응원의 위험성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고 곧바로 ‘자제’에서 ‘금지’로 변경됐다.


이후 KBO와 구단 관계자들의 눈은 매 경기, 매 순간 관중석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잠실구장 전광판에는 육성응원을 자제해 달라는 문구가 수시로 등장하고 있으며 각 구단 응원단장들도 함성 대신 미리 나눠준 클리퍼와 응원봉을 사용해 달라 주문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 구단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시대’와 가을 야구 흥행에 대해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던 모습이다. 현장에서는 올림픽 이후 야구 열기가 식는 것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다. 그러나 기우였다”라며 “남은 가을 야구 경기들은 물론 내년 시즌에도 흥행에 파란불이 켜졌으면 한다. 구단들도 철저히 준비할 테니 팬분들도 이에 동참해 노력해주셔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야구팬들도 ‘위드 코로나’ 지침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육성 응원은 문제가 됐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이후 사라졌으며,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기 위해 매점 이용 시 자발적으로 거리를 두고 줄을 서는 모습이 포착된다고 구단 관계자는 밝혔다. 그렇게 야구도 점점 일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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