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시계 앞당긴 SSG닷컴...전문가 “성장성 가속화...밸류 확대”
입력 2021.10.29 05:00
수정 2021.10.28 16:30
2023년 거래액 10조원 목표
공격적 프로모션으로 외형 키워
“유료멤버십 등 성장요인 기대”
SSG닷컴이 내년 기업공개(IPO)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SG닷컴은 내년 상장을 추진하는 새벽배송 경쟁사들 중 가장 먼저 상장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증권사들은 SSG닷컴이 몸집 불리기에 나선 가운데 플랫폼의 성장성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 제이피모간체이스는 공동 주간사로 참여한다.
SSG닷컴의 국내 증시 상장은 지난 2018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와 블루런벤처스(BRV)로부터 1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2023년까지 상장하기로 투자자들과 협약을 맺었다.
상장을 약속한 기간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SSG닷컴은 지난 8월 증권사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며 IPO 일정을 앞당겼다. 경쟁사인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이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 것과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와 스타벅스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실탄 마련이 시급해진 이유도 있다. 이마트도 본사 건물 매각 등 그룹 자산의 전략적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SSG닷컴의 상장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쿠팡이 거래액 대비 2.5배 수준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것을 반영한 수치다. 반면 쿠팡과 비교해 거래액 증가율이 낮아 기업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3조9000억원이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 SSG닷컴의 거래액을 10조원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은 SSG닷컴의 가치를 보수적인 관점에서 5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향후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에 따라 밸류에이션 확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수익의 추가적인 확보를 통해 미래 기대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 밸류에이션 확대가 가능하다”면서 “프로모션·배송 생산능력 확대, 유료 멤버십 서비스 신규 도입 등은 SSG닷컴의 성장성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는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SSG닷컴의 올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686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296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실적보다는 외형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년 상장을 앞둔 가운데 올해 거래액 가이던스로 5조6000억원을 제시한 만큼 더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SG닷컴의 3분기 거래액 성장률은 27.6%로 전년 대비 30% 성장이라는 기존 목표치를 소폭 하회했는데 재난지원금 여파로 9월 온라인 장보기 수요 감소가 감소한 영향”이라며 “다만 10월 말 쓱데이 행사로 하반기 전체 목표치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에 지급된 국민지원금 영향으로 이마트의 3분기 실적도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SSG닷컴의 상장 이슈에 따라 이마트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다.
유병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마트 주가는 최근 3분기 손익 부진 우려로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4분기 손익 개선과 내년 SSG닷컴 상장 가능성으로 자회사 가치 상승 등의 호재가 작용하면서 연말부터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