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할리우드 거장' 리들리 스콧·드니 빌뇌브 감독, 미학과 통찰로 극장의 중요성 강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10.20 08:33
수정 2021.10.20 08:34

20일 개봉

코로나19 장기화로 극장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리들리 스콧 감독과 드니 빌뇌브의 감독의 신작 '라스트 듀얼:최후의 결투', '듄'이 20일 같은날 국내 관객과 만난다. 할리우드 거장이라고 불리는 두 감독은 신작을 통해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의 순간을 극대화시켰다.


두 감독의 신작이 주목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시선이나 연출법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원작이 있는 작품들에 도전했다는 점이다.



먼저 '에이리언', '델마와 루이스', '블레이드 러너', '지. 아이. 제인', '블랙 호크 다운', '글래디에이터' 등을 연출한 리들리 스콧 감독은 14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실제 있었던 사건을 스크린에 펼쳤다.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는 결투의 승패로 승자가 정의되는 야만의 시대, 권력과 명예를 위해 서로를 겨눈 두 남자와 단 하나의 진실을 위해 목숨을 건 한 여인의 충격적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이 사건은 실제로 14세기에 존재했던 실화다. 당시에는 일반적인 재판 대신 결투 재판이 합법으로 존재했다.


이를 두고 역사적 주장이 엇갈린다. 디드로의 '백과 전서', '생드니 연대기' 등은 자크의 죽음으로 마무리 된 이 사건을 마그르리트의 착각에서 비롯된 고발이라고 서술했다. 여기에 영향을 받아 자크의 무고 사건이라고 주장하는 작가와 역사가들이 존재한다. 원작 소설 작가 에릭 재거는 철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정 반대의 시선에서 비판 의식을 담은 책을 발간한 것이다.


에릭 재거의 시선을 리들리 스콧 감독 역시 따랐다. '글래디에이터', '마션' 등 작품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을 보여줬던 리들리 스콧 감독은 과거 남성들의 권력과 욕망의 수단으로만 여겨졌던 여성이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되찾아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7년 10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를 다룬 뉴욕타임스 기사로 촉발된 미투 운동이 전 세계로 촉발되면서 포스트 페미니즘 시대에 도래한 현재,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여성이 역사적 사건을 통해 다시 한 번 시대의 통찰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전투를 위해 눈밭을 뒹구는 전사들이나 맷 데이먼과 아담 드라이버드의 목숨을 건 결투신을 실감나게 그리면서 영화적 완성도를 한층 더 높였다.


'듄'은 '그을린 사랑', '콘택트', '블레이드 러너2049' 등을 연출한 드니 블뇌브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주 일본,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개봉하고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에서 흥행하며 1억 29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둔 '듄'은 금주 북미와 한국에서 본격적인 개봉을 앞두고 있다.


'듄'은 생명 유지 자원인 스파이스를 두고 아라키스 모래 행성 '듄'에서 악의 세력과 전쟁을 앞둔, 전설의 메시아 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프랭크 허버트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스타워즈', 드라마 '왕좌의 게임', 게임 '스태 크래프트' 등에 영향을 끼친 고전 명작으로 꼽힌다. 탄탄한 팬층을 가지고 있는 작품은 양날의 검이다. 이미 1984년에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듄'을 영화했으나 방대한 서사를 잘 보여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혹평을 받았다.


미장센에 심혈을 기울이는 드니 빌뇌브 감독이 '듄'을 제작한다고 했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사실적인 시각효과를 위해 전체 분량에서 그린 스크린은 단 2개 시퀀스에만 사용했다. 대규모 세트장을 통해 미래 행성의 풍광과 광활해서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모래 사막은 '듄'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다.


또 IMAX 인증 디지털 Arri LF 카메라로 촬영돼 뛰어난 시각 효과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디지털을 필름화하는 기술을 사용해 사막이나 폴의 환영에서 필름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라스트 듀얼:최후의 결투'와 '듄'은 두 감독의 미학과 작품에 대한 깊은 고뇌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코로나19 시대, 극장과 멀어져가는 지금, 두 거장의 신작은 극장의 존재 이유를 대중들에게 다시 한번 강조케 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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