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당한 배달기사들, 내 집주소 퍼뜨리고 보복했습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1.10.16 05:59
수정 2021.10.16 01:58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음 때문에 고통 받던 한 누리꾼이 배달 오토바이 기사들의 위법 행위를 신고했다. 그런데 한 배달기사 커뮤니티에 그의 집 주소가 공유되며 "(신고) 조심해라"라는 글이 함께 게재됐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오토바이 배달기사를 계속 신고했더니 집 앞으로 찾아온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문제의 발단은 옆 건물에 배달전문식당이 들어오면서 시작됐다"며 "영업시간이 아침 08시부터 새벽 04시까지 휴무없이 365일 영업하는 탓에 하루 수차례 배달오토바이들이 오고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 식당은 주차장이 없고, 앞은 가로수로 막혀 있어 배달 기사들이 우리 집 앞에서 주정차를 하거나 이동한다"며 "처음에는 자다가 오토바이 소리에 깨서 집 앞에 있는 배달 기사들과 싸우기도 하고 식당과 싸워서 경찰서도 다녀왔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A씨는 국민스마트제보앱을 알게 됐고 법을 위반한 배달 오토바이들을 닥치는 대로 모 촬영한 뒤 신고를 했다고. 인도주행, 주정차위반, 중앙선침범, 헬멧미착용, 번호판훼손, 불법개조머플러, 역주행 등의 사유였다.


그런데 배달기사들의 커뮤니티에 A씨의 집 주소가 노출된 것. A씨는 "배달식당 옆건물에서 촬영 후 신고한다고 글이 올라왔고 저희집 위치가 노출됬다"며 "과태료용지에 나오는 단속사진, 주소 정보로 알아낸 거 같다"고 추측했다.


A씨가 공개한 해당 커뮤니티 캡처본에는 "인도에 주차하고 픽업했다가 5만원 받았다. 법규 위반이니 억울하다 하지 않다" "XX 주변 조심해라, 경찰이 집중 단속한다고 한다" "바이크 인식은 언제쯤 좋아질지" 등 배달기사들의 하소연이 담겨있었다.


A씨는 "이상한 X들이 가끔 찾아와 저희 집 앞에서 서성이면서 전화하거나 집을 촬영하고, 밤에는 오토바이가 저희 집 앞에서 일부러 굉음소리를 내기도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배달전문 음식점이 집 근처에 들어오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소음 지옥을 맛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속이 다 시원하다" "소음공해 안 겪어본 사람은 정말 모른다" "오토바이 소음 진짜 사람 미치게 함" "법 위반하는 라이더들 극혐" "신고당할 짓 해놓고 보복하는건 무슨 심보냐" "성실히 배달하는 기사까지 욕 먹이지 말길 바랍니다" 등 의견을 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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