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공사, 자회사 설립 후 파견직원에 억대 연봉 챙겨줘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1.10.13 15:23
수정 2021.10.13 15:23

장혜영 의원 “과도한 이익 몰아주기”

반장식 한국조폐공사 사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폐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조폐공사가 자회사를 만들어 청소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면서, 파견 임직원에게 고액 연봉과 성과급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조폐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회사 운영자료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콤스코 투게더, 콤스코 시큐리티에 고위직 직원을 파견 보내 억대 연봉과 수천만원의 성과급을 챙겨줬다.


콤스코 투게더는 청소・시설관리 전문 자회사이고 콤스코 시큐리티는 경비 전문 자회사로 조폐공사가 100% 출자한 회사이다. 이 2곳의 자회사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2018년에 설립했다.


조폐공사는 두 회사를 설립한 뒤 현직 고위 직원을 파견 보냈으며 2곳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게 했다. 대표 이사들의 지난해 연봉은 1억1100만원 수준으로 성과급 4500만원이 포함됐다. 성과급 지급 기준에는 고객만족도와 경영성과 등이 들어가 있다. 2019년에는 성과급 2262만원을 포함한 9200만원의 임금을 받았다.


고액 성과금이 별도 지급된 지난해의 경우 모회사인 조폐공사는 1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년간 2곳 자회사의 당기순이익은 11억4000만원으로 이익 전부는 모회사 용역 계약을 통해 발생했다.


또한 성과급이 지급되는 동안 자회사의 청소・경비 노동자의 처우는 자회사 전환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한 노동이사제나 근로자 참관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으며 ‘노사협의회’도 구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혜영 의원은 “공공기관의 자회사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통해 처우 개선과 고용안정성 보장에 설립 목적이 있다”며 “모회사가 화폐 발행의 저조로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자회사에 과도한 이익을 몰아주고, 파견직원에 고액 연봉과 성과급을 주는 것은 자회사 설립 목적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회사의 성과는 자회사 직원과 이익 처우 개선에 우선적으로 쓰여야 한다”며 “다른 공공기관의 자회사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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