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K-영어덜트 소설, 케이팝·케이드라마 이어 ‘글로벌’ 시장 잡는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10.10 14:31
수정 2021.10.10 14:32

창비, 이희영 '나나' 시작으로 '소설Y' 시리즈 론칭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 영상화 등 확장성 지녀"

그룹 방탄소년단(BTS) 등 케이팝 아이돌의 활약,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등의 콘텐츠 등은 전 세계적으로 K-컬처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출판계에서도 케이팝, 케이드라마처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마쳤다.


창비는 ‘소설Y’ 시리즈를 론칭하고, ‘한국형 영어덜트’(K-young adult) 소설로 해외 진출을 꾀한다. 어느 날 영혼이 몸을 빠져 나온 두 아이 수리와 류가 스스로를 관찰하며 진짜 자신의 모습을 깨달아 간다는 이야기를 담은 이희영 작가의 장편소설 ‘나나’를 시작으로 천선란 작가의 ‘나인’, 박소영 작가의 ‘스노볼’을 출간하며 한국형 영어덜트의 계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영어덜트란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즐길 수 있는, 판타지적 요소를 활용해 읽는 재미를 극대화한 소설을 일컫는다. 때문에 이 장르의 가장 큰 매력은 기존 독자층(청소년층)을 비롯해 전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작가 역시 ‘소설Y’ 간담회 당시 “청소년들의 대화에 등장하는 ‘영혼 없는 리액션’이라는 표현에서 착안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혼 없다는 말은 10대뿐 아니라 청년, 중년 역시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드는 표현”이라며 “(이 때문에) 소설 역시 주인공이 10대지만 10대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유럽과 영미권에서는 ‘해리포터’나 ‘헝거게임’ ‘트와일라잇’ 같은 작품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장르다. 국내에서는 2017년 출간돼 80만부가 팔린 손원평 작가의 청소년소설 ‘아몬드’를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등장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어 ‘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 ‘우아한 거짓말’ 등이 출간되면서 국내 영어덜트 시장을 만들어왔다.


특히 해외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영어덜트 소설은 2차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원천 소스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 대표적으로 해외 영어덜트 소설 중 ‘트와일라잇’ ‘헝거게임’ ‘해리포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창비도 판타지 장르에만 국한하지 않고 스토리텔링의 역량이 뛰어나고, 영상화 등 2차 콘텐츠로의 확장성을 지닌 작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글로벌 진출도 긍정적이다.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은 이미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증명했다. 앞서 언급한 ‘아몬드’의 경우 최근까지 전 세계 20개국에 번역 출간돼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20쇄를 찍었고, 스페인에서도 5쇄에 들어갔다. 아시아권 소설 최초로 제17회 일본 서점 대상 번역소설 부문에서 수상을 한 이력도 있다.


한국 문학의 해외 출판을 담당하는 전문 에이전시 KL매니지먼트 이구용 대표는 “출판 콘텐츠의 해외 진출은 음악, 영상 등 대중문화 콘텐츠에 비해 더딘 면에 있지만 지금은 방탄소년단, ‘오징어 게임’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 한국 소프트 파워의 파급력이 강해지고 있다. 한국 문학 및 출판물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 이에 비례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해외 진출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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