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th BIFF] '행복의 나라로', 착해진 임상수가 담은 최민식·박해일 로드 무비

데일리안(부산) =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1.10.06 17:11
수정 2021.10.06 19:26

임상수 감독 "삶과 죽음, 나이 들수록 더 구체적으로 마주하게 돼"

삶과 죽음을 따뜻하게 되짚는 '행복의 나라로'가 부산국제영화제의 문을 열었다.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기자회견에는 임상수 감독과 배우 최민식, 박해일, 이엘, 조한철, 임성재가 참석했다.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 분)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 분)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임 감독은 '행복의 나라로'에서 탈옥수와 환자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에 대해 "영화가 착하고 선량하다"면서 "나이가 들면서 죽음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마주하고, 생각하게 되는 일이 많아지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아주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감당해야 할 때가 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는 끔찍한 일이지만, 우리는 이 죽음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는 나이가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극 중에서 우연히 만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최민식, 박해일은 서로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표했다.


최민식은 "이번에 박해일을 작품에서 처음 만났는데, 오래전부터 함께한 느낌을 받았다. 낯설지가 않았다"고 만족을 표하며 "너무 익숙해서 좀 신기했다. 영화를 어떻게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촬영을 하는 과정은 즐거웠다"고 말했다.


박해일은 "로드무비는 낯설지만 해보고 싶은 장르였다.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한다면 행복할 것 같았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과 시나리오를 가지고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다. 그때 이미 작품의 원형과 캐릭터에 대한 부분을 구축했고, 영화가 빠른 기차처럼 출발을 할 수 있었다"고 만족을 표했다.


탈옥수 203을 선뜻 도우며 고군분투하는 남식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남식에 대해 "정말 사랑스럽고, 껴안아주고 싶은 캐릭터였다. 남식은 힘들지만, 수단을 가리지 않고 살아가는데 그 모습이 숙연하게 느껴졌다. 러닝타임이 끝나면 남식이 어떻게 생활할까라는 궁금증을 느껴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윤여정과 이엘 등 203과 남식의 여정을 뜻하지 않게 방해하며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이엘은 "분량이나 캐릭터를 떠나서 임 감독님, 최민식, 윤여정 선생님, 조한철 등 이런 배우, 감독님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작품을 언제 해보겠나 싶었다"고 감회를 표했다.


임 감독은 "남자 두 명의 이야기로 가기로 한 것인데, 균형을 맞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역할이기도 하다. 윤여정과 이엘이 맡은 역할은 조직의 높은 사람을 두 여배우가 하면 어떨까 싶었다. 경찰 서장이나 203과 옥상에서 마주하는 순경들을 여성 캐릭터로 설정을 하면서 분위기를 달리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의도를 밝혔다.


제73회 칸영화제 '2020 오피셜 셀렉션' 선정된 이번 작품은 임상수 감독이 '나의 절친 악당들'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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