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불구 與 경선 '이재명 독주'…2차 슈퍼위크 청신호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1.10.02 00:03
수정 2021.10.01 22:56

대장동 위기감에 이재명 표 결집

비교적 약세였던 대의원에서도 약진

이재명 측 "의미 있는 결과" 반색

2차 슈퍼위크도 비슷한 흐름 전망

1일 더불어민주당 제주 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56.75%를 득표해 압승을 거뒀다. 1차 선거인단 투표를 포함해 지금까지 치러진 7번의 지역 경선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이낙연 후보는 35.71%, 추미애 후보는 6.55%, 박용진 후보는 0.99%를 각각 득표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제주 지역 경선 선거인단은 1만3,346명으로 경선 권역 중 가장 규모가 작다. 하지만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직후 처음 나타나는 당심이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오는 2일 부산·울산·경남과 3일 인천 및 2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의 가늠자로도 여겨졌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위기감을 강조, 지지층 결집을 촉구하는 전략을 썼다.


이날 정견발표에서 이 후보는 “토건 투기세력과 이에 유착한 국민의힘, 이들을 비호하는 보수언론이 연일 가짜뉴스를 남발하며 ‘이재명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국정농단세력과 부패기득권자들에게 이재명은 두려운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원팀으로 똘똘 뭉쳐야 본선에서 승리하고, 공정하고 성장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호소했다.


결과적으로 대장동 의혹은 민주당 경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지지층의 위기감을 자극해 이재명 후보로의 결집을 촉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제주 지역 대의원 투표 결과에서 이재명 후보는 61.45%(110표)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권리당원 투표와 비교해 약세였던 대의원 투표에서 오히려 더 강세를 보인 셈이다. ‘대선 경선 1인 1표’ 룰에 따라 대의원 투표가 당락에 큰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핵심 당원들 상당수가 이재명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통화에서 “제주도는 특정 지역이나 특정 후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층의 대체적인 여론 흐름과 비슷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며 “적어도 민주당 내에서는 대장동 의혹이 이재명 대세론을 흔들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과가 발표된 뒤 이재명 후보 측은 “오늘 투표의 의미는 제주도민이 ‘국민의힘 게이트’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는 점”이라며 “(대장동 게이트는) 국민의힘을 비롯한 토건 기득권 세력들이 만든 추악한 투기이며,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난은 마타도어와 가짜뉴스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다수 민심”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민주당은 이날 제주 경선에 이어 2일 부산·울산·경남, 3일엔 인천에서 경선을 진행한다. 특히 인천 경선에서는 약 50만 명 규모의 2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공개된다. 제주 경선을 통해 확인된 이재명 후보로의 표 결집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까지 이재명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53.41%로 본선 직행의 조건인 과반 득표를 이어갔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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