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표심 껴안기…이재명 "나도 SK사단" 이낙연 "정신 새길 것"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입력 2021.09.14 11:33
수정 2021.09.14 11:33

정세균 빠진 호남, 與경선 최대 분수령

'전략적 투표'냐 '그래도 호남 출신'이냐

與원내지도부, 정세균 사퇴에 "안타까워"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직 사퇴로 중도 하차하면서 정세균 표심을 껴안기 위한 나머지 후보들의 구애 경쟁이 본격화됐다. 민주당 대선 경선의 최대 분수령은 '호남'이 될 전망이다. 호남은 대의원·권리당원만 20만 명에 이른다. 이 지역에서의 결과가 서울·경기 등 다른 지역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길 후보를 밀어준다'는 호남 유권자들의 전략적 투표 성향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호남 출신',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라는 공통점을 지닌 자신에게 호남 표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했다.


이재명 지사는 14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열린 전북 공약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정세균 전 총리에 대해 "제가 모시던 분이고, 저도 정세균 사단의 일부"라며 "중도 사퇴하신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게는 정치적 은인 같은 분이셔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연락드리고 찾아뵙고 충고듣고 평소 관계처럼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호남 경선에 대해서는 "과반이 쉽지 않겠다"며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호남 지역은 이낙연 후보의 연고지"라며 "지지율도 높게 나오신다"고 말했다. 다만 "경선을 압도적으로 이겨서 조기에 끝내야 본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읍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 대표 측 역시 정세균 전 총리의 사퇴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호남 정가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선언에 따른 동정 여론 형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최근 야당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뜨는 점도 이낙연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정세균 전 총리의 사퇴까지 겹치며, 역전의 발판을 확실히 마련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정세균 전 총리에 대해 "민주당의 어른이시며, 합리적이고 유능한 개혁주의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먹먹하다. 결단에 이르시기까지의 고뇌가 오죽하셨을지 짐작하기 쉽지 않다"며 "정세균 선배님께서 추구하신 민생과 경제를 중시하는 정치 역시 모든 후보 정치인들의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분수경제'로 상징되는 정 선배님의 양극화 대처방안은 민주당이 지키고 가꿔야 할 귀중한 가치의 하나"라며 " 품격과 절제, 푸근한 인품과 공인으로서의 책임감, 개혁을 향한 책임있는 비전을 끊임없이 보여주신 정세균 정신의 실천은 저희들의 몫이다. 저부터 정세균 선배님의 말씀과 정신을 새기며 남은 경선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세균 전 총리의 사퇴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세균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과 당원 모두 안타까운 마음일 것이라 생각한다. 저 또한 그렇다"며 "정세균 후보는 민주당 역사를 만들어왔고 늘 당과 함께 해온 분"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였을 때는 뛰어난 협상력으로 많은 성과를 내면서 상대 당의 원내대표를 가장 많이 갈아치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며 "2008년 대선 참패 이후 2년 만에 지방선거의 승리를 만들어낸 당시 당 대표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선대위 상임고문으로서 마지막까지 후보를 지켰고, 국회의장과 국무총리를 지내며 국회와 국정 모두 인품과 정치력으로 잘 이끌어온 분"이라며 "그동안 축적해온 후보의 경험과 지혜, 그리고 미래 비전을 우리 당 경선에 모두 녹여내 당에 힘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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