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정면돌파…국민의힘도 '지원사격'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입력 2021.09.04 00:10 수정 2021.09.04 00:48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제2의 채널A사건 아닌가"

"근거 있으면 대라", "뭐하자는 것인가" 강하게 반박

국민의힘 자체조사…이준석 "당무감사서 파악할 것"

6일 국회 법사위 긴급현안질의에서 여야 '정면충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 대표연합기관 및 평신도단체와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3일 자신이 총장 시절 검찰이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해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에 대해 "증거가 있으면 대라"며 강경대응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물론 대선주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까지 나서서 파상공세를 펴는 가운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정면돌파를 선언한 것이다.


현재 여야 모두 대선 경선 일정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번 의혹을 둘러싼 '강대강' 대치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제2의 채널A 사건'


윤 전 총장은 이날 기독교계 간담회와 전태일 동상 참배 등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며 의혹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행사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선 격앙된 어조로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여권을 향해 "나와 무관함이 밝혀지면 책임을 운운한 정치인들은 물러나라"면서 역공에 나섰다.


특히 그는 이번 사건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제2의 채널A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채널A 사건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그렇게 검언유착이라고 하더니, 재판에서 드러난 게 뭐냐"며 "담당기자는 무죄가 선고됐고, 선거를 위한 정치공작으로 드러나지 않았냐"고 되물었다.


실제 범여권은 지난해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와 윤 전 총장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검언유착'이라고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지만, 이 전 기자는 1심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유착 의혹도 밝혀지지 않았다. 검언유착이라는 정치적 구호가 근거 없는 허구였다는 점이 법원의 판결로 확인된 사건이었다.


윤 전 총장은 "채널A 검언유착도 허위로 드러났고, 작년에 나를 감찰한 것도 다 공작으로 드러났다"며 "공작을 수사하고 현안질의, 국정조사라도 먼저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증거‧근거가) 있으면 대라"면서 "어이없는 일이다. 나도 이런 거 한 두 번 겪은 게 아니기 때문에 상식이 있는 국민께서 잘 판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민의힘 지원사격…6일 법사위 정면충돌 예고


국민의힘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당차원의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당무감사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웅 의원이 해명한 바에 따르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오수 검찰총장을 향해 "우리가 파악한 내용을 국민에게 오롯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오히려 선거 앞두고 이런 문제 깔끔하게 정리하는 취지에서 김 총장께서 빠르게 감찰을 진행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을 엄호했다. 이들은 "여권의 저급한 정치공작이 또 다시 부활했다. 이번 정치 공작 역시 범여권의 식상한 단골 메뉴인 정치 자작극"이라면서 "황당무계한 가짜뉴스"라고 지적했다.


여야는 오는 6일 국회 법사위에서 이번 의혹을 두고 맞붙을 예정이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모든 의혹의 당사자들을 출석시켜 긴급 현안질의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겠다"고 했고,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도 "우리도 목소리를 내겠다"며 정면충돌을 예고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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