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일전 정권교체"…이준석 사과에 원희룡도 고개 숙여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08.23 12:02 수정 2021.08.23 12:37

"분란으로 비쳐진 것 국민들께 송구

대표께 협력해 공정 경선 임하겠다"

유승민 긴급기자회견엔 다소 부정적

"개별행동보다 선관위內 논의하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분란과 오해를 초래했던 것에 사과하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때를 같이 해 국민과 당원 앞에 고개를 숙였다. 원 전 지사는 "겸허하게 심기일전 해서 원팀으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이른바 '비대위 검토설'과 관련해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본인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연 것과 관련해서는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의 구성을 앞둔 만큼 모든 논의는 선관위의 틀 안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겠다며 다소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원희룡 전 지사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이유가 됐든 간에 당내 분란으로 비쳐지고 그 과정에서 당대표와 우리 예비후보 간의 여러 논란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모든 것이 공정 경선을 지키기 위했던 것"이라며 "대표께서 공정 경선을 지켜가겠다고 약속하고 국민들께 겸허하게 사과했으니, 나도 심기일전해서 대표께 협력하고 우리 모두가 공정 경선을 통해 원팀으로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더욱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원 전 지사는 지난주 이준석 대표와 이른바 '윤석열 금방 정리된다' 발언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 대표가 녹취록 일부 공개까지 강행했으나, 녹취 전부를 들어본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원 전 지사에게 사과를 권유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사태는 이날 이 대표의 최고위 모두발언을 통한 사과로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원 전 지사도 때를 같이 해 국민과 당원을 향해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당내 분란이 계속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권교체가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지지층을 중심으로 확산됨에 따라, 이같은 우려를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원 전 지사는 주말을 거치며 출처불명의 '윤석열 캠프의 비대위 검토설'로 당 내홍이 확산되는 듯한 국면이 이어지는 것 또한 경계했다.


이날 유승민 전 의원이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 검토설'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본인의 직접 사과까지 요구한 것을 향해, 원 전 지사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이 눈앞인 만큼 모든 논의를 선관위의 틀 안에서 하자고 말했다.


중앙당선관위가 구성되면 각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룰 미팅'도 활성화된다. 지금처럼 사안별로 개별 대선후보 캠프가 입장을 전개하면 당내 분란만 커지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모든 논의를 곧 출범할 선관위 안으로 끌어들이자고 제안한 것이다. 유 전 의원의 긴급기자회견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피력한 셈이다.


원희룡 전 지사는 정홍원 위원장 내정에 대해 "공정한 선관위원장이 우리가 바라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인선은 그러한 것들이 잘 반영된 것이라 평가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나아가 "공정 경선을 위한 선관위 구성이 되고 앞으로의 민주적 논의 절차가 보장된다면 유불리를 떠나서 그 안에서 모든 것을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며 "캠프 차원에서 각각의 사안마다 유불리를 따져가며 개별 행동을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다"고 지적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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