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대응·선제타격 강조한 북한, 신형 잠수함·SLBM 공개하나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1.08.11 04:01 수정 2021.08.10 20:00

김여정, 김정은 '위임' 강조하며

'상호주의 대응' 기조 재확인

"美 군사위협 대처…억제력 강화"

한미연합훈련 취소를 요구했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한미 군 당국의 연합훈련 축소 개최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며 군사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을 받았다며 미국에 대한 '절대적 억제력 확보'를 강조한 만큼,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진 신형 잠수함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선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부부장은 10일 발표한 담화에서 연합훈련을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으로 규정하며 "우리 인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보다 위태롭게 만드는, 결코 환영받을 수 없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고 밝혔다.


복수의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연합훈련의 사전연습 성격을 띠는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실시한다. 오는 16일부터는 한미연합사령부 주관으로 본 훈련에 해당하는 하반기 연합지휘소훈련(21-2-CCPT)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부부장은 "거듭되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미국과 남조선 측의 위험한 전쟁연습은 반드시 스스로를 더욱 엄중한 안보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라며 "현실은 말이 아니라 실제적인 억제력만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할 수 있으며, 우리에게 가해지는 외부적 위협을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것이 우리의 사활적 요구로 나서고 있다는 점을 반증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그간 견지해온 '상호주의 대응' 기조를 재확인하며 군사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우리는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혔다"며 "우리는 날로 가증되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절대적인 억제력, 즉 우리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외부세력의 군사행동에 신속 대응하는 능력과 선제타격 능력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것은 신형 잠수함 및 SLBM을 활용한 전략과 연관성을 띨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수중에서 발사되는 SLBM은 지상에서 발사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 어려워 북한이 강조하는 군사적 억지력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부부장 담화의 핵심 메시지가 "연합훈련을 명분 삼은 무기개발 시험 정당화로 풀이된다"며 "지난 1월 8차 당대회 당시 '국가방위력 강화'를 강조하고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밀려 적극적 추진하지 못했던 무기 현대화 사업을 다시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담화는 북한이 새로운 무기시험을 실시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에 대한 시험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점에서 다음 순서는 신형 잠수함이나 SLBM과 관련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합훈련 본 훈련, 오는 16일 개최
文 '광복절 메시지' 지켜볼 가능성도


다만 연합훈련 본 훈련이 광복절 다음날 개시될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를 지켜본 뒤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부부장 담화는 예년보다 강도가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 수위를 관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김 부부장 담화 특유의 '독설'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차 수석연구위원은 김 부부장이 이달 초 연합훈련 취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어 "실제 훈련 개시에 따라 체면관리를 위해서라도 코멘트를 안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북한의 향후 행보는 "(문 대통령의) 8·15 경축사 이후 북한 반응을 보아야 더 확실해질 것이다. 당분간은 주시와 관망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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