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못 막는 김연경, 올림픽은 계속된다
입력 2021.08.04 11:58
수정 2021.08.04 12:44
여자배구 8강전서 터키 세트스코어 3-2로 제압
김연경 28득점 맹활약, 라스트댄스 4강으로 이어져
‘배구여제’ 김연경(중국 상하이)이 여자배구를 4강에 올려놓았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4일 오전 9시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에서 터키를 세트스코어 3-2(17-25 25-17 27-25 18-25 15-13)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은 오는 6일 열리는 준결승전에서 브라질과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 승자와 결승행을 놓고 겨룬다.
김연경이 하드캐리한 경기였다. 이날 그는 팀 내 최다인 28득점을 올리며 한국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이라 공언했던 김연경에게 의미 있는 터키와 맞대결이었다. 그는 2011년 터키리그에 진출해 페네르바체, 엑자시바시 등 명문구단서 오랫동안 활약했다. 터키 선수들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는 상대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신장에 강점이 있는 터키는 예상대로 에이스 김연경을 집중 견제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안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공수에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친 김연경의 존재감은 승부처인 5세트에서 더욱 빛났다.
9-10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한국은 김연경의 공격이 성공하며 균형을 맞췄다. 이후 박은진의 날카로운 서브가 곧바로 한국 네트 쪽으로 넘어왔고, 김연경이 두 차례 다이렉트 공격으로 마무리하며 스코어차이를 벌렸다.
김연경의 활약을 앞세운 한국은 5세트를 14-11로 리드하며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터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연속 2득점으로 한국을 1점차까지 추격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염혜선 세터의 선택은 에이스 김연경이었다. 이는 터키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막을 수 없었다.
김연경은 첫 공격에 실패했지만 다시 넘어온 공격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강력한 스파이크로 자신이 직접 경기를 끝냈다.
김연경의 대활약에 힘입어 한국 여자배구는 1976 몬트리올 대회 이후 다시 한 번 메달에 도전한다. 남은 2경기 중 한 경기만 잡으면 염원했던 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도쿄에 최대한 오래 머물고 싶다던 김연경은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며 한국을 준결승까지 올려놓았다. 김연경의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