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농사직썰 ②] 2년생 인삼으로 '삼테크' 해볼까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1.07.29 07:02
수정 2021.08.03 17:47

삼계탕용 인삼 대량재배로 대중화 성큼

6년생 홍삼 투자 농가부담 완화

고온 해결한 이중구조 하우스 눈길


#. 농사직설은 조선 세종 때 문신인 정초, 변효문 등이 편찬한 농서다. 1429년에 관찬으로 간행해 이듬해 각 도 감사와 주, 부, 군, 현 및 경중 2품 이상에서 나눠줬다. ‘新농사직썰’은 현대판 농업기법인 ‘디지털 농업’을 기반으로 한 데일리안 연중 기획이다. 새로운 농업기법을 쉽게 소개하는 코너다. 디지털 시스템과 함께 발전하는 농업의 생생한 현장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


“고급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인삼이 눈 높이를 확 낮추기 시작했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홍삼’은 6년 동안 농민의 땀과 정성이 있어야 탄생되는 귀한 식품이야. 수출에서도 효자 품목 중 하나인 이유가 있는거지. 그런데 인삼이 점점 대중화에 눈을 돌리고 있어. 삼계탕에 들어가는 인삼을 대량 재배할 수 있는 길이 열린거지. 농가에서도 6년근 이외에 다모작이 가능한 2년근 인삼으로 재테크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홍삼으로 대표되는 인삼은 세계적으로 건강식품으로 인정받으며 수출에서 효자 품목으로 자리를 잡은지 오래됐다. 자연스럽게 인삼 재배 농가도 꾸준히 증가했다. 금산, 증평 등 특정 지역에서 재배하던 인삼은 어느 새 전국구로 발돋움 했다.


그러나 인삼 시장에서 홍삼을 제외한 다른 분야는 생산성과 수익성에서 격차가 크다. 더구나 4~6년근을 사용하는 홍삼 특성상 초기 진입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지난해와 같은 국지적 홍수 등 자연재해가 발생되면 그동안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복잡하고 까다로운 인삼 재배 구조에서 획기적인 기술이 나왔다. 고온에 취약한 부분까지 해결한 이중구조 하우스는 대량 재배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갖춰 빠르게 인삼 생산이 가능하다. 주 타겟은 회전율이 빠른 삼계탕과 샐러드용이다. 그 주인공은 2년근 인삼이다.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홍삼의 저력


2년근 이야기에 앞서 인삼을 세계적 건강식품으로 발돋움 시킨 ‘홍삼’은 그야말로 히트상품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삼은 미국, 베트남, 중화권을 중심으로 건강식품으로 인식되면서 5700만 달러를 수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9.6% 성장한 수치다.


인삼류 누계 수출액은 중국 2060만 달러(8.8↑), 미국 740만 달러(72.7↑), 신남방 1000만 달러(65.2↑), 일본 550만 달러(△36.2)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9%대 증가하는 저력을 보였다. 오프라인 전유물로 여겨졌던 인삼이 비대면 온라인에서도 선전을 한 것이다. 인삼이 세계적으로 확실한 신뢰를 보이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 올해 일본에서 기능성식품 등록을 완료하고 중화권은 춘절 등 주요 쇼핑시즌에 온・오프라인 판촉에 집중하는 등 수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짧은 주기・안정적 수요…무한한 2년근 시장 가능성


맏형격인 홍삼이 세계시장에서 선전하는 사이 내수시장에서는 2년근 인삼에 주목하고 있다. 2년근 인삼은 주로 삼계탕과 샐러드에 사용되고 있다. 줄기와 잎, 뿌리까지 먹을 수 있어 버릴 것이 없다. 농가에서도 6년근 홍삼에 비해 짧은 주기와 여름철 복날을 중심으로 안정적 수요로 2년근 인삼에 대한 가능성을 꾸준히 타진 중이다.


지난 2018년 기준 인삼재배 농가는 모두 2만556곳이다. 이곳에서 재배 중인 인삼은 1만54452ha에 이른다. 2년근 인삼은 3209ha 수준이다. 수요로 보면 6년근(2606ha)보다 더 많은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홍삼에 사용되는 인삼이 4~6년근으로 확대하면 홍삼용 인삼은 2년근을 훌쩍 넘는 면적이다.


2년근 인삼이 농가에서 홀대 받는 이유는 4~6년근과 같은 환경에서 재배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량 생산을 하지 못하니 수익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 홍삼은 조합계약과 공사계약 등으로 안정적인 농가 수익이 가능하다. 미계약이 80% 이상인 2년근 인삼과 비교해도 홍삼재배를 선호하는 구조인 셈이다.


이같은 한정적인 구조에서도 2년근 인삼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삼계탕이 집에서도 간편식으로 먹을 만큼 시장이 커진 탓이다. 여기에 인삼이 비싼 식품이 아니라는 인식 개선도 2년근 수요 확대에 한 몫하고 있다.


인삼은 진세노사이드(사포닌)와 폴리페놀, 폴리아세틸렌 등 다양한 유용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인삼에 들어 있는 120여 종류의 진세노사이드와 다당체 성분은체내면역력을 유지하고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스트레스를 낮추고수면의 질을 개선해 열대야에 숙면을 취하는 데도보탬이 된다.


인삼과 닭고기는 최고의 궁합으로 정평이 나 있다. 탕 외에도 죽이나 강정 등 다양한 요리로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인삼닭죽은 볶은 찹쌀에 인삼과 닭을 끓여낸 육수를 부어 한소끔끓인 후 간을 맞추면 완성된다. 인삼닭고기강정은 튀김옷을 입힌 인삼과 닭다리살을 각각 중간불 온도(인삼)와 센 불(닭다리살)에서 튀긴 후 소스에 버무려낸 별미다.


인삼이 당뇨 완화와 피부 재생에 효능이 탁월하다는 문헌도 있다. 뿌리에는 진세노사이드 ,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다. 항산화 물질은 체내 활성산소를 없애 노화를 늦추고 질병 예방을 돕는다. 인삼 뿌리에 들어 있는 총 폴리페놀은 25~30mgGAE/g 가량이다. 약 50%의 항산화 활성을 갖는다. 참당귀(47.1%), 황기(47.8%) 보다 약간 높다.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낸 ‘이중하우스 기법’


2년근 인삼을 양지로 끌어낸 것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이중구조 하우스 기법’이다. 이 기법으로 2년근 인삼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지난해 원예·특작 내재해시방서에 등록된 ‘인삼 이중구조 하우스’는 최고 기온이 기존 경사식 해가림보다 1∼3℃, 기존 하우스보다 4∼5℃ 낮아 고온피해를 덜 받는 시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인삼 이중구조 하우스는 시범 재배를 통해 농업인으로부터 자람새가 우수하고 재해대응이 가능하며 농약 방제나 제초 작업 등이 훨씬 수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 죽조림에 해당하는 손쉬운 투광량 조절(외부 차광망 개폐)과 자동 수분 관리로 고품질 인삼(근중 약 30% 증대) 생산이 가능해 청년 창업농이 접근할 수 있는 영농시스템이다. 여름철 일조량 부족과 폭우에도 투광량 조절과 비가림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시설 내 인삼 연속재배를 위해서는 토양 훈증, 태양열 소독, 객토 기술이 적용된다.


장인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사는 “인삼 하우스는 수량 증대와 관리 면에서 여러 장점이 있지만 내부 온도가높아 고온피해에 매우 취약하다”며 “특히 비가림하우스 재배면적(2018년, 28.7ha)은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시설 내 고온문제로 보급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사는 이어 “이중구조 하우스는 기존 하우스보다 정확한 광 생리특성에 기반을 둬 생육을 증대(28%)시킬 뿐만 아니라 고온피해도 경감(70%)할 수 있다”며 “하우스 이점(생력화 가능, 비가림에 따른 병해 예방, 토지 이용률 향상 등)에 고온대응까지 가능해져 농가 소득 증대 및 정책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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