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3호선 쓰러진 반바지 여성 외면한 승객들…“성추행 신고 두려워”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입력 2021.07.06 06:04
수정 2021.07.06 06:04

승객들, “노출 많은 복장 탓에 나설 수 없었다”

지하철에서 한 여성이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습을 지켜만 본 남성들을 두고 “잘한 일”이라며 “도와주고 성추행 신고라도 당하면 골치 아프다”라는 반응이 나와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지난 4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하철에서 생긴 일’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 지하철 3호선에서 한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작성자는 “쓰러진 여성이 짧은 반바지에 장화를 신고 있어 신체 노출이 조금 있었다”며 “해당 칸에 있던 어떤 남성들도 그 여성을 부축하거나 도울 생각을 하지 않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주위에 있던 남성들이 직접 나서지 않고 “신고하라”, “손을 주물러라” 등의 말만 남겼다고 한다.


그러면서 “결국 아주머니들과 젊은 여성들이 도와서 지하철 밖으로 여성을 부축해 나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커뮤니티 누리꾼들은 “여성이 쓰러졌을 때 괜히 돕다가 성추행범으로 몰리느니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현명하다”, “여자 도우려다가 쇠고랑 차는 경우 많이 봤다”며 여성을 돕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신체접촉의 위험성에 대해 우려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사람이 쓰러져도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이 맞느냐”, “일단 사람부터 살리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박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 측은 5일 “지하철 역사 내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를 도왔을 때 이성에 대한 신체접촉으로 성추행 고소를 당한 적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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