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금감원 압박에 공모가 낮춰...비교기업 ‘디즈니’ 제외
입력 2021.07.01 17:16
수정 2021.07.01 17:20
공모 희망가 최대 55만7천원에서 49만8천원
비교기업서 월트디즈니·워너뮤직그룹 제외
하반기 ‘공모주 대어’로 꼽히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공모 희망가를 40만~49만8000원으로 낮췄다. 일반 청약일도 다음달 2~3일로 연기했다. 최근 고평가 논란과 함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 요구까지 받으면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은 1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865만주를 공모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공모가는 40만~49만8000원으로 최대 4조3000억 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 단일 종목 최대 규모를 기록한 삼성생명(4조8000억원)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달 16일 제출한 1차 증권신고서에서 공모희망가액을 45만8000~55만7000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금감원은 크래프톤에 비교기업 선정 방식에 대한 부연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의 목표 시가총액도 큰 폭 낮아졌다. 정정신고서에 따르면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19조5590억~24조3510억원으로 당초 제시한 예상 몸값(최대 28조8337억원)보다 4조5000억원가량 낮다.
투자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14일부터 27일까지 2주간으로 조정됐다. 청약공고일은 다음달 2일이고 청약기일은 다음달 2~3일이다. 총 공모주식수는 865만4230주다.
앞서 바이오기업 SD바이오센서가 금감원 정정 요구를 받고 희망 공모가격을 기존보다 40%나 낮춘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은 비교기업 구성에서 넥슨·넷이즈·액티비전블리자드·일레트로닉아츠·테이크투인터랙티브 등 해외 게임사와 월트디즈니·워너뮤직그룹을 제외시켰다. 앞서 시장에선 크래프톤이 디즈니와 워너뮤직 등 사업구조가 다른 콘텐츠 회사와 비교해 기업가치를 책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빚어졌다.
이번 정정신고서에서 크래프톤과 주관사가 제시한 비교기업은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4곳이다.
이날 크래프톤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독보적인 지식재산권(IP) 인'배틀그라운드'를 보유하고 있다”며 “배틀그라운드는 국내 개발 IP로서 해외 각지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은 대표 게임”이라고 밝혔다.
또 “크래프톤은 글로벌 시장에서 얻은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을 중심으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연결해 간다'는 비전 하에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과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