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였던 오지환 주루 방해, 규정은?
입력 2021.06.24 22:54
수정 2021.06.25 07:55
경기 초반 꽁꽁 묶였던 SSG, 8회 대역전극
오지환-오태곤 충돌 과정에서 모호한 규정 적용
LG의 철벽 불펜이 SSG 타자들의 집중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경기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패하고 말았다.
LG는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의 원정경기서 5-8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문학 원정에서 1승 2패 루징 시리즈를 기록한 LG는 이날 승리를 거둔 삼성의 추격을 허용, 공동 선두를 이뤘다. 선두 LG를 상대로 기분 좋은 2승 1패를 거둔 SSG는 KT와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LG의 우세로 흘러간 경기였다. 특히 LG 선발 수아레스는 6회 최정에게 홈런을 내줬을 뿐, 6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한 뒤 승리 투수 자격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수아레스의 구위에 눌려있던 SSG는 LG의 철벽 구원진을 상대로 공격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특히 8회 역전 과정이 최고의 승부처였다.
SSG는 3-5로 뒤진 8회말, 선두 타자 추신수의 안타를 시작으로 공격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바뀐 좌완 불펜 김윤식을 흔들어 무너뜨린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SSG는 1사 후 김강민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한 뒤 이흥련이 볼넷, 한유섬이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며 동점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후속 타자 김성현도 밀어내기 볼넷을 따내면서 승부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SSG의 집중력은 끝나지 않았다. 6-5로 앞선 상황에서 최지훈의 좌전 안타 때 2루주자 오태곤이 3루로 달리는 과정에서 LG 유격수 오지환과 가벼운 충돌이 일었다.
볼 데드가 된 상황에서 오태곤이 주루방해를 주장했고 김원형 감독이 더그아웃을 이에 따른 항의를 하며 심판진들의 협의가 시작됐다. 결과는 오지환의 주루 방해. 결국 3루에 도달했던 오태곤이 홈을 밟으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심판진이 주루방해, 즉 업스트럭션을 선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야구 규약 6.01(방해, 업스트럭션) 중 ‘(h) 방해의 선언’에 따르면, “주루방해를 당한 주자는 방해가 일어났을 때 점유하고 있던 베이스보다 적어도 1개 베이스 이상 진루할 수 있다”고 명기되어 있다.
다만 이 부분은 모호하다. 2루 주자였던 오태곤은 오지환의 방해가 없었더라도 홈까지 도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에 LG 류지현 감독과 오지환이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적용될 수 있는 또 다른 규정, 즉 ‘야수의 권리’도 있다. 공격 측의 주자 및 코치 등 모든 멤버들은 타구 또는 송구를 처리하려는 야수에게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데 이를 어길 경우 아웃처리가 된다.
물론 이번 상황에서 적용될 규정은 아니었다. 유격수 키를 넘어간 타구가 좌익수 글러브에 들어가기 전 오지환과 오태곤의 충돌이 있었고 송구를 처리하는 과정 또한 아니었기 때문이다. 만약 타구가 직선타가 아닌 땅볼로 흘렀다면 오태곤의 아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