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날 흉기로 찔렀어요” 목숨 건진 11살 아들 재판 뒤집었다

여자친구와 장애인 딸을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선 남성이 사건 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11세 아들을 상대로 직접 신문했다. 아빠는 아들을 증인으로 내세워 혐의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아들은 오히려 아빠의 범행 사실을 공개해 불리한 증언을 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기소된 로니 오닐(32)은 플로리다주 법원에서 배심원들을 향해 여자친구와 딸을 살해하지 않았다고 외치며 변론을 시작했다. 그는 “악랄하고 거짓이며, 날조된 허구가 곧 드러날 것”이라고 외쳤다.

힐스버러 카운티 탬파시에 거주하는 오닐은 2018년 여자친구 케냐타 배런과 뇌성마비를 앓는 딸(9)을 살해하고, 아들도 흉기로 찌른 뒤 집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유죄로 판결될 시 그는 사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배런이 먼저 자녀를 공격해 이를 막다가 정당방위로 죽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서 그는 유일한 생존자인 아들이 영상을 통해 증인으로 출석하자 변호인 자격으로 “내가 그날 밤 너를 다치게 했니”라고 아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아들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어 오닐은 “내가 너를 어떻게 다치게 했냐”며 되묻자, 아들은 “아빠가 저를 흉기로 찔렀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자신의 범행 혐의를 덮으려다 오히려 범행 사실을 드러내는 결과가 나오자 재판에 참석한 사람들은 “오닐이 자신을 변호하려다 재판을 서커스로 만들었다”고 조롱했다.

조사 결과 검찰은 오닐이 배런을 폭행한 뒤 총으로 쏴 죽였으며 망치로 딸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극적으로 흉기에 찔린 아들은 불이 난 집에서 뛰쳐 나와 목숨을 건졌으며, 이후 검찰에 “아빠가 엄마를 죽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오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왜곡됐다면서 “다른 증거들을 보면 내가 배런을 폭행하고 총을 쏜 장면을 아들이 제대로 목격할 수 없다. 실제로 아들은 사건 당시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