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ICK] 노력형 연기천재, 탕준상
입력 2021.06.11 07:02
수정 2021.06.10 20:40
'무브 투 헤브' '라켓소년단' 등 주연작 잇따라 흥행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격언이 있다. 이를 다시 말하면, 노력으로 천재를 이길 순 있지만 노력하는 천재를 이길 순 없다는 말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천재가 노력까지 하면 나오는 결과에 대해서, 논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굉장히 비현실적인 이야기이자, 모두가 자신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연예계에 이 ‘노력형 연기천재’가 등장했다. 배우 탕준상의 이야기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이하 ‘무브 투 헤븐’)의 한그루 역으로 첫 주연 자리를 꿰차고, 현재 SBS ‘라켓소년단’에서 윤해강으로 주연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탕준상이 극을 통해 보여주는 눈빛에는,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엄청나다.
물론 그의 연기력은 이전부터 인정을 받아왔다. 2010년, 8세의 나이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시작으로 ‘엘리자벳’ ‘명성황후’ ‘레미제라블’ ‘햄릿’ ‘햄릿’ ‘서편제’ 등에서 뮤지컬 아역으로 활동해왔고, 2014년 EBS ‘플루토 비밀 결사대’를 통해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그의 연기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건, 2016년 스크린 데뷔작인 ‘오빠생각’을 통해서였다. 당시에도 어린 나이었던 탕준상은 한때 친구였지만 전쟁으로 갈등이 깊어진 두 아이가 노래 대결을 펼치는 장면에서, 갈등을 노래로 해소하는 어려운 감정을 아이답지 않은 연기로 표현했다. 짧은 연기였지만, 그가 표현한 감정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 이후 영화 ‘영주’ ‘생일’ ‘7년의 밤’ ‘나랏말싸미’ 등에서도 분량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런 이력은 대중으로부터 ‘타고난 연기 천재’라는 평을 얻게 했다. 늘 분량을 뛰어넘고, 나이를 뛰어넘은 밀도 높은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첫 주연작인 ‘무브 투 헤븐’에선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한그루로서, 또렷한 발성과 깊이 있는 눈빛을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눈물샘을 자극했다.
특히 이 작품이 의미가 있는 건, 타고난 연기력은 물론 ‘노력’까지 더해지면서 누구도 넘어서기 힘든 탕준상 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는 데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참고하면서 자신 만의 방식으로 그루를 표현하고, 양도 많고 말의 속도도 빠른 그루의 대사도 며칠을 반복해 외우고 관련 정보를 찾아보면서 NG 하나 없이 보란 듯이 소화해냈다.
그리고 현재 ‘라켓소년단’으로 중학생이라는 설정으로 제 나이에 딱 맞는 옷을 입으면서, 이전 작품들보다 더 깊은 몰입감을 주고 있다. 앞선 ‘무브 투 헤븐’의 흥행과 그 안에서 탕준상이란 배우의 성장을 지켜 본 시청자들의 호응 덕에 ‘라켓소년단’도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방영되고 있다. 노력형 연기천재 탕준상, 이제 그가 연기를 즐기기까지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