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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혁명 못할 것 없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1.05.22 07:00 수정 2021.05.22 12:12

비전 실력 소신 인품 갖춘 윤희숙, 국민의 힘에 많아

초선들 당 대표 대선후보 맡아 혁명적 변화 이끌 때다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희숙 의원은 12시간 47분을 연설했다.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과 함께 최고 명강의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국가정보원법과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5․18역사왜곡 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나라가 역주행한다고 통렬하게 경고한 직후다.


앞서 7월 국회 본회의 때 했던 윤희숙의 5분 연설은 전설처럼 이어져 온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해 주택임대차 3법 졸속처리의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여당은 막무가내였다. 금방 전․월세 대란이 들이닥쳤고 부동산시장은 망가졌다.


며칠 전 김부겸 총리는 “오른 집값은 불로소득이며 사회 환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희숙은 곧바로 “무식한 척하며 편 가르기 표 계산에 빠진 무책임 정치”로 몰아붙였다. 또 “모르는 척하는 것은 선정적 정치공학적 발언”이라며 “집 팔아 세금을 내고 아무 데나 이사 가라는 정부가 세상 어디에 있나“고 반문했다.


대선에 마음이 팔려 황급히 짐을 싼 정세균 직전 총리에 대해서는 ‘코로나 백신 벼락 거지’를 빗대며 “국회의원들 질문에 답변해야 할 총리가 도주했다”라고 저격했다. 재임 중 그가 “국내 백신 개발을 하고 있으므로 수입 백신 잔뜩 사 놓으면 안 된다. 다른 나라들이 왜 여러 가지 백신을 확보하는지는 거기 가서 물어보라”라며 의원들에게 호통친 광경을 소환한 것이다.


나라가 니꺼냐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도 거침없다. 윤희숙은 국민위로금 문제를 짚어 “고맙지만, 대통령 사재로 하라. 나라가 니꺼냐”라고 다그쳤다. 운동권적 행태를 겨냥해서는 “분노를 동력으로 써먹지 말라”며, 20대 청년의 분노와 보수화는 정의에 배신당한 결과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벼락 거지’를 양산한 적폐 제조기라고도 비판했다.


한국판 뉴딜 등 3개 대형 국책사업은 문재인 정부 임기 후에도 120조원을 넣겠다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폼만 실컷 잡고 부담은 다음 정부에 떠넘기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대기업의 투자행사 등에 참석해 생색을 내는 것에는 “숟가락 얹기 그만하라”라고 했다.


이른바 촛불혁명 정부에 대한 윤희숙의 관점은 그가 쓴 책 ‘정책의 배신’에 맥이 닿아 있다. 이 책은 좌파 기득권 지키기에 매몰된 문재인 국정 전반을 관통한다. 이론과 현실을 팩트로 엮어 문재인식(式) 배신 예언서 느낌마저 든다.


이를테면 최저임금 인상은 약자를 외면한 노조 편들기, 주 52시간제는 삶의 질 개선에 전혀 도움 안 됨, 정규직 전환이 일자리 개선이라는 건 환상, 국민연금을 방치해 미래세대의 짐 가중, 정년 연장으로 중장년은 기피 대상이고 청년은 일자리 문제 직면, 신산업 정책이 미래산업의 싹을 자른다고 진단한다. 청년에게 나랏빚 떠안긴 재정정책, 선진국 모방 복지, 일자리 기회부터 늘려야 할 소득 불평등 대책을 함께 담았다.


포퓰리즘 파이터 윤희숙


‘포퓰리즘 파이터’ 윤희숙이 지난달 이재명 경기지사와 벌인 논쟁은 치열했다. 이 부문 베테랑 이미지의 이재명은 학식과 논리로 맞선 윤희숙과의 대결에서 별 재미를 못 봤다. 선공은 이재명의 재산비례벌금제 도입 주장을 윤희숙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 힘은 의원에게 한글 독해 좀 가르쳐라 / 핀란드 벌금제는 소득에 따른 차등인데 왜 거짓을 섞느냐” “내가 말한 재산이란 소득과 재산을 합한 경제력이었다 / 소득과 재산 구분이 정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아직도 이해 못 했나” 윤희숙은 “어떤 나라도 쓰지 않는 방식을 갖고 하석상대와 인신공격으로 철학의 빈곤을 메꾸는 것 같다”고 맹공했다.


“실력 없이 상대 실수와 실패를 기다리며 요행만 바란다”는 반격에 윤희숙은 “그럴 만큼 한가하지 않다. 준비되면 답변하고 안 된 상태로 논쟁을 저렴하게 끌어내지 말라”고 응수했다. 그리고 “어떤 나라도 보편이니 선별이니 하며 국가 수준에서 복지논쟁 하지 않는다. 대립시켜 택일해야 할 것처럼 오도한 것은 복지시스템을 악용한 정치쇼”라고 맞섰다.


한참 뒤 이재명은 내부 회의에서 대학 안 가는 청년들을 위한 1000만원 세계여행을 제안했다. 이를 두고 윤희숙은 “선정적 낚시하지 말라. 국민 세금으로 남의 인생 뒤틀며 선심 쓰지 말라”면서 “무거운 주제는 깊이 고민하자”고 충고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경쟁이 뜨겁다. 특별히 ‘초선 기수론’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에 눈과 귀가 쏠린다. 당 안팎의 변화 열망을 방증하는 것이다. 김웅, 김은혜와 원외 청년 그룹의 이준석이 뛰어들었고, 윤희숙도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태다. 이들은 단일화 공감대도 형성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1명 중 초선은 56명(55%)이다. 4‧7 보궐선거 압승 후 이들은 “우리 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 패배한 것이며 국민이 당에 무거운 숙제를 주셨다”고 했다. 또 “계파정치를 거부하고 구태와 결별하며 오직 실력으로 평가받겠다. 변화 혁신의 주체로 당을 세상 변화와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 힘에는 많은 윤희숙이 있다. 외침도 한결같다. “경험 경륜은 새로운 도전을 상쇄할 만한 가치가 아니다(김웅). 판을 갈아엎는 혁명적 변화로 정권교체 실현(김은혜). 초선도 잘 할 수 있으며 혁신 에너지를 모아야 할 때다(윤희숙).” 수구 대(對) 개혁 프레임을 설정한 이준석은 여론조사 1위 후보다. 당 대표부터 대선 후보까지 ‘초선 혁명’을 못할 것 없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 다 보전된다. 말석에 앉아 빛나는 어른들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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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한석동 전 국민일보 편집인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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