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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와 부동산 투기, 정보의 비대칭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1.03.15 11:31 수정 2021.03.15 11:33

ⓒ데일리안 ⓒ데일리안

최근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한 1차 조사 결과 20여명의 사례가 있다고 발표했으나,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직원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2차 전수조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또한, LH의 조직해체, 국토교통부의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이 있는 공직자의 부동산매수는 투자일까? 부동산 투기일까? 내가 하면 투자, 남이하면 투기라는 우문현답도 있다.


이론적으로 투자란 생산활동을 통해 장래의 수익을 획득할 것을 목적으로 합리적인 안정성과 원금의 궁극적인 회수를 전제로 상당히 오랫동안 용도를 갖는 항구적인 자산에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다. 부동산투기란 양도차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스스로의 위험부담으로 금전을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즉, 투기는 생산활동에 직접 이용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양도차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스스로 이용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부동산투기의 대상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개발될 가능성이 있는 미성숙지를 주된 대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공직자가 신도시후보지의 토지를 매수한 것이 부동산투자인지 투기인지 판단해 보면 원론적인 이론의 측면에서는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이론과 법은 다르다. 도덕적인 측면을 제외하면 위법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 현대사회는 행정의 업무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공직자의 사명과 역할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공직자는 직무윤리들을 많이 강조하고 있는데 윤리를 강조하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공직자는 그 정보를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하는 복무규정이나 법제도를 마련하고, 위반했을 때에는 강력한 환수조치를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있다. 정보의 비대칭은 부동산거래를 할 때 해당 토지에 대해 매수자(공직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와 매도자(원주민 등)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비교하면 양과 질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은 감추어진 속성과 감추어진 행동으로 나눈다. 감추어진 특성은 주택을 거래할 때 거래 당사자의 특성이나 거래되는 주택의 품질에 대해 한쪽 당사자만 잘 알고 그 상대방은 잘 모르는 상황을 의미한다.


감추어진 행동은 한 당사자의 행동을 다른 쪽에서 관찰할 수 없을 때 나타난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상대방과 거래를 하게 될 가능성(역선택)이 있다.


즉, 매도자(원주민 등)는 매수자가 어떤 신분(공직자)을 가지고 있는지, 해당 토지가 신도시 후보지인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좋은 조건을 제시할 매수자를 물색하는 것이 아니라 매수하러 온 사람과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래서 더 높은 가격에 매도할 수 있음에도 정보의 부족으로 낮은 가격에 매도하게 된다. 그래서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이러한 분노는 근본적으로는 투명성 부족에서 나온다.


정부에서 신도시 관련 정보를 마음대로 결정하고, 정보의 독점과 왜곡, 남용을 하게 되면 시장의 교란을 가져온다. 그리고 불특정 다수의 원주민들에게 손실을 가져다준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문제이다.


결론적으로 정부에서는 하루빨리 공직자의 신도시투기에 대해 전체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선의나 투자목적으로 매수한 공직자도 있을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유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지위를 이용해 획득한 정보로 부동산투기를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2.4공급대책에 의한 아파트를 적절한 시기에 공급할 수 있다. 주택시장의 안정도 가져올 수 있다. 공공기관 및 정부정책의 신뢰도도 제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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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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