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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의 핀셋] 독감백신 포비아? 국민에게 확신 먼저 줘야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입력 2020.10.30 07:00 수정 2020.10.29 21:16

접종 후 사망신고 29일 기준 누적 72명

당국 "72명 중 71명은 백신과 사망의 인과성 낮다" 발표

국민 신뢰 회복할 특단의 대책 내놔야

서울의 한 병원에서 독감 예방접종이 이뤄지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의 한 병원에서 독감 예방접종이 이뤄지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신고가 누적 70명을 넘어섰다. 국민들이 불안감에 떠는 가운데 질병관리청은 독감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이 낮다는 발표 외에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서 상온 노출, 백색입자 발견 등 허술한 백신 관리로 독감백신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가운데 사망자가 적거나 나오지 않은 백신을 찾아 헤매는 '백신 유목민'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백신 불안증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한 둘이 아니다.


백신 포비아를 키운 것은 질병청의 안이한 대응이 가장 컸다. 백신 상온노출 사건 당시 48만명분을 수거하고 "상온노출 백신을 맞은 국민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발표했다가 수천명이 접종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었다. 백색입자 발견 당시에도 61만명분을 회수했지만 이미 1만8000명이 접종한 후였다.


최근 보건당국은 백신 포비아는 과장된 것이라며 성난 여론을 진화하는 데 급급한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도 '백신 포비아(공포증)'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적기에 접종을 놓쳐 치명률이 상당한 독감에 걸리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하지 말라"며 당부했다.


독감백신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적어도 다음달까지는 접종을 끝내야 하는 보건당국의 고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한 상황인 만큼 당국은 안전성을 확보해 신뢰와 확신을 주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또 독감백신과 관련해 매우 낮은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합병증의 가능성까지도 고려해 접종을 진행해야 한다. 접종 받은 사람의 사망과 백신 접종 간 인과성이 조금이라도 추정된다면 해당 환자들에 대한 의료비 보상체계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누누이 경고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독감 유행철이 오기 전에 독감백신의 접종을 서둘러 끝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부가 그렇게 자랑하던 'K방역'이 허사가 되지 않으려면 불안감을 잠재울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백신 포비아를 무조건 과장된 것이라고 깎아내리지 말고, 국민들 불안을 잠재우고 확신을 주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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