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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영화 '터치', 사이버 세상에서 걸어나오는 10대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10.27 00:00 수정 2020.10.26 23:46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대상 수상작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제18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 니르 버거 감독의 '터치'가 선정됐다. 스크린을 통해서만 소통할 때 도용, 비사회성, 제2의 인격 등의 설정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25분 동안 부담없이 그려냈다.


청소년 '아델'은 현실에서 모든 것에 관심이 없지만 온라인에서는 "낙태 축하해", "가슴수술이 잘됐네" 등 의 댓글을 남기며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반응을 즐기는 인물이다. 눈이 아플 때까지 휴대전화를 놓지 못하는 아델에게 한 소년 유리가 메시지를 보내오고,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진다.


아델은 사진을 보내달라는 유리에게 자신의 사진이 아닌, SNS에서 인기있는 인물의 사진을 도용해 보낸다. 유리는 의심하지만 아델의 거짓말에 속아 만남까지 제안한다. 아델은 유리와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휴대전화 액정이 아닌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기 시작하지만 이내 "현실은 거지같아", "나는 못생겼어"라는 말로 SNS 속으로 숨는다.


유리는 못생겼고 변태적이지만 자신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아델이 솔직한 유리를 조롱하지만 유리를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과정이 발칙하면서 발랄하다. 깜깜한 방 안에 시작했던 영화는 푸른 하늘 아래 동화 같은 버스 정류장에서 아델과 유리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아델의 내면과 영상이 모두 어둠에서 빛으로 향해간다.


짧은 러닝 타임 안에 감각적인 영상과 트렌드한 음악들을 배치하고, 화면에 휴대전화 액정을 띄워 메시지를 주고 받는 연출이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MZ 세대들이 만들어낸 히키코모리의 새 모델을 건져올려 관찰하게 만든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한국을 방문하지 못한 니르 버거 감독은 국제경쟁 부문 대상을 소감을 영상으로 보내왔다. 니르 버거 감독은 "제작진을 대표해 이 영화를 선택해주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특히 고립된 시기에 영화의 이야기가 멀리까지 전달되어 다른 이들에게 울림을 주었다는 게 신나기도 하지만 영화가 의미하는 바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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