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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별세] "이익보다 사회공헌이 먼저"…'금융 철학' 초석 다져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0.10.25 15:17 수정 2020.10.25 15:24

2002년 금융계열사 사장단 회의서 "이익 줄더라도 사회에 이바지"

초일류 기업 자양분 역할 담당 보험-증권-카드 금융 라인업 '굳건'

고(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모습.ⓒ삼성전자 고(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모습.ⓒ삼성전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가운데 그의 생전 금융 철학도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눈앞의 이익보다 사회적 역할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기치 아래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은 단단한 초석 위에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이건희 전 회장의 금융관은 사회에 대한 공헌으로 요약된다. 2002년 5월 열린 금융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남긴 "이익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발언은 그가 갖고 있던 이런 생각을 대표하는 한 마디로 남아 있다.


이 같은 이건희 전 회장의 메시지는 지금도 삼성그룹의 금융 자회사들 사이에서 자본 이익을 취하기보다 사회 공헌에 힘쓰라는 뜻으로 남아 계승되고 있다. 초일류 기업을 추구하던 삼성이 금융 부분에서 만큼은 그렇게 큰 욕심을 내지 않아 온 행보에도 이 회장의 가치관이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사회와 함께 하는 성장이라는 기치 아래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은 산업 부문과 함께 그룹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함과 동시에, 우리나라 금융권을 대표하는 기업들로도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우선 선친이자 창업주인 이병철 전 회장이 사들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이건희 회장 시절을 거치면서도 성장을 거듭, 각각 국내 생명·손해보험업계에서 넘볼 수 없는 선두 보험사로 자리매김했다. 2008년에 이슈가 됐던 이른바 삼성 특검 공판에서 그룹 내 가장 중요한 업체가 어디냐는 질문에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생명을 거론했던 이건희 회장의 답변은 이들에 대한 그의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건희 전 회장는 꾸준히 금융 영역을 강화해 왔다. 이를 통해 현재 삼성그룹은 보험에서 증권, 카드에 이르는 금융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삼성그룹은 1988년 3월 삼성신용카드·동성투자자문을 설립했고, 1991년 11월에는 현재의 삼성증권이 되는 국제증권을 인수했다. 그리고 1993년에는 삼성파이넌스와 삼성JP모건투자신탁을 세웠다.


한편, 삼성그룹 측은 25일 이건희 회장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고인의 유지가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위원회가 버팀목 역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건희 회장의 장례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건희 전 회장은 1942년에 태어나 부친인 이병철 창업주가 별세한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어 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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